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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가 100달러 선을 위협하고 있다. 2002년과 비교할 경우 거의 다섯 배나 오른 것인데, 중국발 인플레까지 겹칠 경우 앞으로 우리나라 경제에 상당한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도 석유 자급률이 단 2.8%에 불과한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이렇다 할 에너지정책의 변화가 보이지 않고 있다.우리나라의 경제규모는 11위권이나 에너지 자급도는 순위를 매길 형편이 못된다. 그렇지만 우리나라와 경제규모가 비슷하거나 더 큰 나라들 중 우리나라만큼 자급률이 낮은 나라는 없다. 유럽 선진국 대부분과 미국은 50% 수준의 자급률을 보이고 있으며 프랑스 등 일부 국가는 100%에 가까운 에너지 자급률을 보이고 있다. 즉 우리나라가 선진국이 되려면 에너지 자급률이 현 상태에 머물러서는 곤란하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이다. 다행히 20세기 후반부터 에너지 분야에서 우리나라에 상대적으로 유리한 변화가 나타나고 있는데, 이는 에너지 문제가 지정학(地政學)적인 문제에서 기술개발의 문제로 옮겨가고 있다는 것이다. 재생에너지의 경우 에너지 확보가 기기 개발 및 설치에 전적으로 달려 있으며, 수소에너지나 연료전지 또는 전기자동차 등 새로이 등장하는 에너지 역시 기술 확보가 바로 에너지 확보로 이어지고 있다. 이러한 에너지 분야의 기술 확보 문제는 석유, 가스, 석탄 등 화석에너지에서도 나타난다. 손쉽게 구할 수 있었던 화석에너지가 줄어들면서 고도의 탐사 및 개발기술의 확보가 가장 큰 수입을 보장하게 됐다. 따라서 국제적인 에너지기업들에게 첨단 기술의 확보가 가장 중요한 이슈로 등장한 것이다.그러나 아직 우리나라는 이러한 에너지 개발 분야에 대한 정부의 연구 및 개발이 거의 전무한 실정이다. 이는 우리나라의 에너지정책이 절약 및 효율화에 초점을 맞춰 왔을 뿐 에너지 자급자족률 향상으로 대표되는 에너지원의 확보에 관심을 두지 않았기 때문이다. 미국의 경우 기후변화협약에 참여하지 않았음에도 수조원 규모의 지구온난화 관련 기술개발 자금을 정부가 지원하고 있으며, 다양한 바이오 에너지원의 확보를 위해 2000년대 초반부터 기존의 에너지 분야와 농업 및 생물산업 분야와의 협동연구개발 연구비도 늘리고 있다. 대표적으로 스위스의 ‘2000watt society’ 기획에서 볼 수 있듯이 유럽은 기술개발을 통해 에너지원 확보와 에너지 효율화를 동시에 이루고자 하고 있다. 이러한 에너지분야 기술개발에의 적극적인 투자는 전 세계 선진국에서 공통으로 나타나는 현상으로, 기존의 에너지기업이 기술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음은 물론 상당수의 중소규모 기술전문기업들 역시 새로이 탄생하고 있음을 보여준다.석유를 중심으로 한 화석에너지가 21세기에도 계속해서 중요한 에너지원이 될 것이라는 데 추호의 의심도 없지만, 자원이 절대로 부족한 우리나라의 처지에서 보면 에너지정책의 패러다임이 지정학 중심에서 기술경쟁력 중심으로 변화하고 있는 이때가 바로 절호의 기회다. 국내부존자원이 없다고 에너지 분야의 세계적인 기술전문기업이 없으라는 법은 없다. 고부가가치의 기술서비스 제공을 중심으로 하는 에너지전문 기술서비스 업종의 육성은 그런 면에서 좋은 시발점으로 보인다. 더욱 진취적인 사고로 국제적인 기술 경쟁력을 갖춘 에너지산업을 육성하여 우리도 선진에너지강국으로 거듭날 수 있기를 꿈꿔 본다.

관악시평 | 대학신문 | 2007-11-17 22: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