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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신문』의 오랜 독자로서 이번 학기 『대학신문』에 일어난 여러 ‘변화’ 가운데 아쉬운 점을 꼽으라면 ‘마로니에’라고 하는 칼럼이 없어진 것이다. 나는 학부생 시절에는 『대학신문』의 기자로, 그리고 박사 수료 후에는 ‘간사’라고 하는 직책으로 발간에 참여한 적이 있다. 마로니에는 대학원생 신분으로 근무하는 간사가 3주에 한 번씩 돌아가면서 쓰는 칼럼으로, 칼럼이 배치되는 지면이나 그 분량에 있어 숱한 변화를 겪어오기는 했지만 『대학신문』의 고정된 꼭지로 꽤 오랜 기간 자리매김해 왔다. 나를 비롯해 주변에서 『대학신문』의 열혈독자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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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신문
2017.05.21 0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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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에 재학 중인 학생이라면 누구나 학교에서 인쇄를 해 본 적이 있을 것이다. 특히 학교에서 인쇄할 때에는 당장 급하고 중요한, 이를테면 과제나 각종 서류 등을 주로 인쇄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상황 때문에 수업이 많이 몰려있는 오전 11시 혹은 오후 12시 30분 전에는 종종 사람들이 몰리는 때가 있다. 이럴 때 줄을 서서, 수업 시간 전에 필요한 문서를 뽑을 수 있을지 없을지 생각하며 마음을 졸이고 기다리는 일은 상당히 힘든 일이다. 그나마 설치된 인쇄 가능한 컴퓨터 5대가 다 정상적으로 작동한다면 이런 문제는 더 줄어들 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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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신문
2017.05.14 0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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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서술의 형식이나 내용은 특정 국가, 문명의 규정을 받아 수많은 변형된 모습들을 나타내고 있지만, 역사서술의 존재 근거를 국가라는 집단에서 구하는 방식은 인류 역사를 통틀어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사실입니다. 역사와 정치는 언뜻 서로 먼 것 같아 보이지만 사실 불가분의 관계에 있습니다. 역사는 인간의 삶에 있어서 없어서는 안 될 정신적, 지적 자산이지만 동시에 특정 권력이 역사를 도구로 삼아 지배의 유효한 수단이 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역사를 서술하는 것은 ‘과거에 대한 장악, 지배’를 의미한다는 생각을 갖는 경우가 있습니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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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신문
2017.05.14 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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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음이 우거지기 시작하는 5월, 서울대에 봄은 아직 찾아오지 않은 것 같다. 3월 한 차례 홍역을 겪었음에도 불구하고 5월 초 학교 본부와 학생들 사이의 갈등은 재점화됐고, 학생들에 대한 학교 본부의 형사 고발과 제명 징계 발표를 통해서 알 수 있듯 그 갈등은 최고조에 치달은 상태다. 신뢰를 잃고, 신뢰가 없는 대학의 전형을 보여주는 바다.물론 5월이기는 하지만 4월 17일 자『대학신문』에서도 독자들에게 계속해서 ‘신뢰’에 대해 이야기한다. 편집자가 의도한 바인지는 생각을 해봐야 하지만 기사의 머리가 모두 그 쪽을 향해 있는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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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신문
2017.05.14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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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관악의 봄을 열어젖힌 것은 흐드러진 봄꽃이 아니라 서릿발 같은 물대포였다. 본부점거가 해를 넘기면서 시흥캠퍼스를 둘러싼 본부와 학생들의 대립은 해소할 수 없는 것이 돼 버렸고, 대화와 타협이 사라진 공간에는 극단의 증오와 폭력만이 상처로 새겨졌다. 본부점거와 실시협약 철회에 대한 정견의 차이는 학생사회 내부에도 치유하기 어려운 분열을 불러일으켰고, 결국 역대 최장기간 이어진 본부점거는 3.11 폭력 사태라는 비극과 4.4 학생총회 파행이라는 웃지 못할 코미디로 끝이 났다. 상대가 손에 칼을 쥐고 있는지 총을 쥐고 있는지 확인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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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신문
2017.04.16 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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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역인의 한 사람으로서 4월 14일을 기념하는 국내의 목소리가 잠잠해 안타까운 마음에 컴퓨터 앞에 앉게 됐다. 밸런타인데이도 아니고 화이트데이도 아니고 대체 4월 14일은 또 무슨 엉뚱한 기념일이냐고 되물을지도 모르겠다. 올해 4월 14일은 바로 대한민국이 세계무역기구(WTO)의 전신인 ‘관세 및 무역에 관한 일반협정’(GATT)에 가입해 세계통상 무대에 진출한 지 꼭 50주년이 되는 날이다.우리나라는 광복과 동시에 독립국의 지위를 인정받고자 다분히 정치적인 의도로 GATT 가입을 추진했다. 1950년에 이미 GATT 체약국단과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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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신문
2017.04.16 0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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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금했다. 3월 13일 『대학신문』이 1면을 백지 발행한 후, 그 내부에서는 어떠한 일들이 벌어졌는지. 그리고 걱정했다. 기자들이 외부의 힘에 의해서 좌절하지 않을지. 그리고 반가웠다. 다시 『대학신문』을 볼 수 있어서.많은 사람들이 관측하듯,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 어쩌면 한국사회는 급변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헌법재판소가 대통령 탄핵을 인용하고 조기 대선 정국에 접어들었다. 이러한 분위기를 반영하듯, 『대학신문』에는 대선 후보들에 대한 인터뷰가 잇달아 게재되고 있다. 그러한 한편에 『대학신문』의 편집권을 둘러싼 운영위원회와
독자
대학신문
2017.04.09 0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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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설입 가는 버스와 녹두 가는 버스도 잘 구분 못하고, 내 소속이 아닌 다른 단과대 건물에 가려면 지도를 몇 번이나 확인해야 하는 새내기인 내가 학생총회에 간 첫 번째 이유. 3월 11일, 학생들에게 폭력을 휘두른 학교에 분노했기 때문이다. 학생들의 팔다리를 잡고 밖으로 내동댕이치던 직원들의 술 내음 섞인 고함도 기억하고, 학생들을 우리 속의 원숭이 구경하듯 쳐다보던 보직교수들의 위선적인 냉소도 기억한다. 그 장면을 목도하고 행정관 앞에서 친구들과 껴안고 펑펑 울며 말했었다. 우리 4·4 총회에 꼭 모이자고. 부끄러움을 모르는
독자
대학신문
2017.04.09 0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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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회가 성사됐다. 마침내 우리는, 목소리가 작아 강한 자들에게 무시당하고 짓밟혀왔던 우리는, 그 작은 목소리를 하나로 모아 큰 목소리를 만들어냈고 그 목소리를 세상 사람들이 들을 수 있도록 크게 외칠 수 있게 됐다. 우리를 무시하지 말라고, 학생을 무시하지 말라고, 우리가 주인이라고, 학생이 주인이라고 외칠 수 있게 됐다. 아름다웠다. 우리가 소중한 사람들이라는 것을 증명할 수 있었기에 아름다웠고, 아름다운 사람들이 아름다운 장소에 모여 아름다운 일을 해낼 수 있었기에 아름다웠고, 그 곳에서 나는 단순히 한 명의 개인이 아닌 우리라
독자
대학신문
2017.04.09 0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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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10·10 총회에 이어 6개월만에 다시 총회가 열렸다. 개인적으로 총회가 다시 한 번 성사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한 의문도 다소 있었으나 이는 기우임이 드러났다. 학생회는 죽었다, 또는 이제 끝이 났다는 회의적인 주장을 한 번에 날려버릴 정도의 열기였다. 밤낮 가리지 않고 현장에서 뛴 대표자들과 총회 기획단 단원들의 노력이 엿보이는 총회였고, 학생사회의 희망을 담아낼 수 있는 사건이었다. 하지만 진행 과정의 문제로 인해 4·4 총회는 논란을 낳으며 어색한 폐막을 맞이했고, 지금까지도 이 논쟁은 계속되고 있다. 이에 어떤 점이
독자
대학신문
2017.04.09 0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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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3월 서울대 인문소극장에서는 2001년 3월 두레문예관의 무대에 올랐던 작품이 다시 관객을 찾았다. 작품은 안톤 체호프의 ‘벚꽃동산’(1904)이다. 관악에는 수십 개의 극회가 존재하기 때문에 가끔은 같은 작품이 다른 시간과 장소에, 다른 극회에 의해 상연되는 것을 볼 수 있다. 셰익스피어의 ‘한여름 밤의 꿈’(1594)과 장진의 ‘택시 드리벌'(1997)도 그랬다. 그리고 물론 작품은 공연을 만든 사람들과 분위기에 따라 늘 새로운 모습으로 태어난다. 하지만 이번에는 초유의 일이 일어난 것처럼 보인다. 같은 극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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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신문
2017.04.02 0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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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방학 중에 소집된 2월 9일과 2월 28일의 전학대회는 씁쓸하게 끝이 났다. 두 번의 전학대회 모두 본부점거본부의 원안보다 현장발의 된 이견안이 다수를 득표했으나, 이견안을 대상으로 진행된 표결에서 이견안이 과반을 넘지 못했다. 결국 우리는 합의된 투쟁계획의 집행을 위해서가 아니라, 기존의 의결의 연장으로서 3월 투쟁에 돌입하게 됐다.전학대회의 결과를 어떻게 받아들이느냐는 사람마다 다를 것이라 생각한다. 어떤 이는 본부점거본부의 투쟁계획안이 대의원들에게 이를 따랐을 때 실시협약을 철회시킬 수 있다는 확신을 주지 못한 것이라 해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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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신문
2017.03.05 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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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동숭동에서 입학식을 했고 이곳 관악캠퍼스에 나무를 심었다. 그 다음해 서울대가 이곳으로 이사를 왔다. 서울대가 이곳 관악에 자리를 잡으며 함께 심어진 나무들은 이제 불혹의 나이가 됐다. 불혹의 나이가 된 나무들은 관악캠퍼스의 주인이자 관악캠퍼스의 역사를 기억하고 있다.요즘 서울대를 찾는 이들이 많다. 이들 중에는 미래에 서울대에 입학해 공부하는 꿈을 키우기 위한 어린이들, 학생들이 많을 것이다. 이들에게 서울대가 어떻게 기억될 것인가? 이들은 교실에서 강의하거나 연구실에서 연구하는 연구원의 모습은 쉽사리 보기 힘들 것이다. 아
독자
대학신문
2017.03.05 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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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학인지라 간만에 학교에 나가 가판대의 『대학신문』을 집어 들었다. 방학 중 발간된 『대학신문』은 많은 관심을 받지는 못할지라도 다채롭고 풍부한 이야기로 가득 차 있었다. 관악사의 문제점, 비학생조교 신규 채용 중단 등 학내의 주요 사안뿐만 아니라 이광수 『무정』 100주년 기념 특집 기사, 한국 출판시장 취재 기사와 같이 사회, 학술, 문화 등의 폭넓은 소재에 대해 깊이 있는 보도가 이뤄졌다.가장 먼저 관악학생생활관(관악사)에 관한 기사는 ‘갑갑한 관악학생생활관, 사생들은 을을하고 운다’라는 표제로 눈길을 사로잡았다. 기사에서는
독자
대학신문
2017.03.05 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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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0월 10일 학생총회의 결정으로 시작된 본부 점거가 4개월째 계속되고 있다. 학교 당국이 사상 최대 규모의 징계 협박을 하고 본부 건물을 단전·단수하는 등 탄압의 수위를 높여왔음에도, 학생들은 꿋꿋하게 시흥캠퍼스 실시협약을 철회하라고 요구하고 있다.실시협약이 철회돼야 하는 이유는 차고 넘친다. 학교의 이름값을 팔아 부동산 투기나 벌인 부도덕한 본부, 공공적인 재원 없이 호텔, 실버타운 따위의 수익사업으로 캠퍼스를 운영하겠다는 무책임한 본부였다. 그런 본부가 돈벌이에 눈이 멀어 학생들의 등록금과 물가 부담, 교통 불편을 가중
독자
대학신문
2017.02.26 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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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 『대학신문』의 화두는 졸업과 정년이었다. 모두 여정의 완성과 새로운 출발의 지표이기에 지극히 개인적이다. 또 기존의 사회적 신분으로부터 벗어나 사회에서 새로운 역할을 맡게됨을 신호하기에 지극히 사회적이기도 하다. 한편 대학에게는 지금껏 품고 있던 자신의 일부를 이제 놓아준다는 의미를 지니기도 할 것이다.이처럼 졸업과 정년은 비슷한 의미를 함축하고 있음에도 우리에게 주는 느낌은 사뭇 다르다. 졸업은 파종을 앞둔 이들의 기대와 불안을, 반면 정년은 수확을 마무리하는 이들의 여유와 회포를 내포한다. 『대학신문』은 삽화와 만평,
독자
대학신문
2017.02.26 0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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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에 다니는 학생들이 졸업을 미루는 이유에는 여러 가지가 있을 것이다. 주된 이유 중 하나는 다전공 제도를 둘러싼 까다로운 학칙이다. 현재 서울대 학칙 상 졸업을 하기 위해서는 복수전공, 부전공, 심화전공 중 한 가지를 선택해야 한다.복수전공을 선택하면 각 전공의 수업 39학점을, 부전공을 선택하면 본인의 전공 39학점과 부전공의 수업 21학점을, 심화전공을 선택하면 본인의 전공 60학점을 이수해야 졸업이 가능하다. 전공이나 부전공이 아닌 수업의 경우 ‘일반선택’ 과목으로 처리돼, 학점을 이수한 것으로 인정되지만 졸업요건에는 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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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신문
2017.02.26 0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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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인간의 윤리성이 의심되는 사건이 연속이다. 비선 실세 국정농단에 국민은 충격과 슬픔에 눈물 젖은 밥을 먹고 만원 버스를 타야 하며 연예인 성매매 고백과 반성 기사를 읽으며 힘든 몸을 이끌고 귀가한다. 현실판 ‘막장드라마’는 웃기기는 커녕 국민을 사무치게 불안하고 외롭게만 한다. 미국도 마찬가지이다. KKK의 지지를 받는 공화당 대통령 후보는 여성 및 외국인을 비하하는 백인 남성 우월주의자의 전형이다. 그의 거만하기 짝이 없는 모습은 저급 리얼리티쇼에서나 볼 법 하지만 그는 결국 당선됐다.왜 이렇게 된 걸까. 탈냉전 후 생존한
독자
대학신문
2016.11.20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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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박근혜 대통령은 두 번째 사과문 발표에서조차 기자들의 질문을 받지 않았다. 첫 번째 90초짜리 녹화 사과에 쏟아진 비난을 의식해서인지 두 번째 사과문 발표는 청와대 출입기자들 앞에서 했지만, 이 중대한 시국에도 대통령에게 질문할 권리를 행사하지 못한 기자들은 ‘인간 병풍’ 노릇만 하고 말았다.질문을 받지 않는 박근혜 대통령의 속사정이야 빤하다. 진실을 밝힐 수 없는 사람에게 자신이 통제할 수 없는 질문을 받는 일이란 공포 그 자체다. 숨기고, 피하려는 사람에게 질문은 가시철망이지만, 옳은 답을 구하고자 하는 사람에게 질문은 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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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신문
2016.11.20 09: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