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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4회 대학문학상 시 부문에 시를 보내준 투고자는 100명이 넘는다. 시와 전혀 무관한 삶을 살아가는 사람이 점점 더 많아지고 있는 현실 속에서 이 커다란 숫자가 의미하는 바가 작지 않다고 생각한다. 예년에 비해 압도적으로 늘어난 숫자라는 사실도 주목할 부분이다. 심사위원들이 공통적으로 지적한 사실은 응모작의 수가 눈에 띄게 늘어났지만 그만큼 쉽게 씌어진 시도 많은 듯했다는 점이다. 우선, 응모작들의 소재나 주제가 전반적으로 다채롭지 못하고 일상적인 상념들이 푸념처럼 적히는 경우가 많아 아쉬웠다. 개인적인 감정들을 토로하는 문장들
문예
대학신문
2022.12.04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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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전황연우 [등장인물]여자여자의 엄마(딸, 동생 역을 맡는다)그 외는 음향 효과로 등장 무대 중앙에 두 개의 하얀 수납형 의자와 테이블이 있다. 암전 상태에서 한 의자에 여자가 등을 돌리고 앉아있다. 무대 앞 중앙에 핀 조명이 켜지면, 딸이 조명 아래로 등장한다.딸, 또박또박 표준어로.딸: 그러니까, 사고사였어요. 밤늦은 거리에, 비가 많이 왔을 뿐입니다. 멀리서 다가오는 헤드라이트가 비틀거리는 게 꼭, 오발탄 같았죠. (조소하며) 오발탄. 만취한 기사가 모는 택시가 나를 치는 찰나 “아, 이 택시는 방아쇠구나.”라는 생각이
문예
황연우
2022.12.04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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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백에 청이 묻으면,박은우S#1 냉동수면실하얀 바탕에 검은 네모. 그 위의 푸른 글씨가 시간을 알리고 있다. 18:59에서 19:00로 변하는 글씨. 삐-하는 기계음과 함께 소년의 눈이 탁, 떠진다.안내음 (방 전체에 울리는) 좋을 밤입니다, 나이티안 F-332.뭉친 어깨를 풀며 목에 꽂힌 수면제 주입기를 뽑는 소년. 수면실은 새하얀 정육면체 형태다. 한쪽 벽면에는 유리로 이루어진 캡슐이 박혀있는데, 그 속에 소년이 정자세로 서 있다.안내음 3026년 5월 31일. 오늘의 일과입니다. 20시,소년 (안내음이 들리기도 전에 일과를 줄
문예
박은우
2022.12.04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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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사자는 32명의 응모자가 쓴 총 35편의 단편소설 중에서 「육체파탄실험 3-1-2」를 우수작으로, 「라이카에서」를 가작으로 각기 선정하는 데 의견이 합치했다. 올해에는 실험 정신으로 무장한 단편 응모작들이 유난히 눈에 많이 띄었다. 장르의 혼종과 매체의 다변화를 경험한 젊은 세대의, 파격적 글쓰기의 향연이라 할 만하다. 연애, 생태, 공동체, 팬데믹, 교육, 죽음, 가족, 젠더 등 우리 시대의 중심 문제를 언급하면서, 통념이나 상식에 호소하기보다는 그것을 뒤집고 파헤치는 방식으로 접근한다는 공통점을 보였다. 추리소설적 기법을 구사
문예
대학신문
2022.12.04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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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여덟의 서툶을 어느 정도로 문장에 담아내야 할지 고민하다가, 스물다섯의 지금은 뭐 얼마나 능숙하다고, 하는 생각에 스스로 우스워졌었는데요. 다시 들춰보니 역시 이 소설에서 서툴기로는 작가가 제일인 것 같아 부끄럽습니다. 그래도 이번 상은 저보다 먼저 제 글을 믿어주신 격려의 의미로 알고 감사히 받겠습니다.여기에는 저의 지난 여름이 뒤섞여 있습니다. 무대 위에서 열여섯과 열여덟 인물을 연기하며 제 청소년기와 오랜만에 다시 만났고, 무대 아래선 심장을 바꾸자는 거창한 선언도 해봤습니다. 십몇 년 만에 다시 가본 수영장에서는 신기하게도
문예
김예정
2022.12.04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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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카에서김예정1. Warm-Up풍덩. 1번 레인 앞에는 엘자 파일 하나가 대자로 누워있었다. 수영장 타일과 비슷한 파란색이 보호색 같기도 했다. 걔가 레인의 처음에서 다이빙을 하자마자 나는 살금살금 파일로 다가갔다. 아홉 살 때 안방에서 엄마의 지갑을 몰래 들여다봤을 때처럼. 나이는 두 배가 됐는데, 역시 몰래 뭔가 하는 건 체질상 맞지 않다는 걸 느꼈다. 그래도 이번에는 최대한 자연스럽게 들킬 목적으로 하는 살금살금이라는 점에서 아주 무섭지는 않았다.레인의 처음으로 돌아온 걔는 으쌰, 하고 힘주는 소리를 내더니 물 밖으로 튀어올
문예
김예정
2022.12.04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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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곡과 시나리오 응모작품은 모두 15편으로 예년에 비해 극예술에 대한 아주 많은 관심을 보여 주었다. 최근의 K-드라마 인기에 힘입어서인지, 15편 중에서도 시나리오 부문이 9편으로 특히 두드러진 영상 드라마의 창작 열기를 알 수 있었다. 그러나 이렇게 많은 수의 응모작임에도 불구하고 한눈에 들어오는 작품이 없었던 점은 매우 아쉽다.단막극 또는 단편영화는 기본적으로 제한적인 시공간을 전제로 사건 진행을 유지해야 한다. 응모작들 거의 모두가 소설로 풀어 이야기하는 것이 더 자연스러울 정도로 늘어진 사건 진행을 보여 주고 있었다는 점에
문예
대학신문
2022.12.04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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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결의 확정성에서 미결의 불확정성으로 - 박찬욱의 새로운 영화론이시현Ⅰ. 들어가며 ‐ 박찬욱다운, 박찬욱답지 않은2000년 부터 2016년 까지, 박찬욱은 대중과 평론가 모두를 만족시키는 흔치 않은 감독이었다. 그는 를 통해 한국 영화를 세계에 소개했으며, 영미권에서 영화와 드라마를 연출함으로써 본인이 세계적인 감독임을 증명해냈다. 그의 영화 속 과장된 폭력과 파격적인 노출은 관객을 감각적으로 압도시켰고, 강렬하고 화려한 화면구성은 점차 박찬욱의 상징이 되었다.하지만 화면구성, 즉 미장센(M
문예
이시현
2022.12.04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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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가 문학을 압도했다. 열 편 남짓한 투고 중 하나만 문학평론이다. 여기서 문자를 앞선 영상의 위력을 실감할 수도 있겠지만, 비평이 다루는 텍스트는 그런 구분을 모른다. 흥미로운 글들이 많았고, 두 가지 방향을 염두에 두고 읽었다. 무엇보다도 기성의 비평이론에 줏대 없이 휘둘리지 않는 글, 그리고 다루는 작품의 결에 차근차근 응답하는 글. 다행히도, 정형화된 이론의 메스로 작품을 이리저리 해부한 글은 없었다. 오히려 반대 극단으로 치우친 글이 많았다. 이론 성향의 글보다 영화의 서사와 플롯을 따라가며 그때그때 논평하고 분석하는,
문예
대학신문
2022.12.04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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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대 총장예비후보자들은 어떤 미래를 그리고 있을까? 『대학신문』은 기호 1번 이철수 교수(법학과), 기호 2번 유홍림 교수(정치외교학부), 기호 3번 남익현 교수(경영학과), 기호 4번 차상균 교수(데이터사이언스학과)의 이야기를 들어 봤다.『대학신문』은 직접 준비한 질문 외에도 지난달 14일부터 21일까지 구글폼을 통해 학생, 교수자, 직원 등 학내 구성원으로부터 질문을 제보받아 각 후보자에게 전달했다. 인터뷰에서는 후보자의 비전과 공약에 관한 뜻깊은 질의응답이 오고 갔다. 본문은 공통 질문 10개와 후보자 맞춤 질문 4개에 대
기획
김창희 취재부 차장, 김여원 기자, 조은성 기자, 한정현 기자
2022.10.02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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