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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양」은 칸 영화제에서 전도연이 여우주연상을 받으면서 유명세를 타기 시작했다. 전도연의 신들린 연기에 전세계가 매료되었다고도 했다. 이윽고 한국에서 개봉되었을 때 이 영화는 내용적인 측면에서 다시 한 번 유명세를 탔다. 많은 사람들은 이 영화를 종교 영화라고 평가했다. 그 중 많은 사람은 영화가 반(反)기독교 영화라고도 말한다. 왜 기독교를 이렇게 묘사했는지 모르겠다는 불평이 쏟아졌고, 기독교의 이중성을 폭로한 영화라는 칭찬도 나왔다. 물론 기독교와 기독교인이 영화의 주된 요소로 등장하고 있으며 하느님과 그의 구원과 용서가 영화의
문예
대학신문
2007.12.02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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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가게들이 다 문을 닫았다.나는 집에 갇혔다.쓸데없어진 몇 개의 동전들을어루만지며닫힌 문 안으로 들어왔다.열린 문으로도 나가지 못했던 어제에 대한 후회동전을 투입한다 해서인간의 말 몇 마디 더 얻을 수 있는 것도 아니지이러한 자기합리화와아무 이유 없이 침묵하는 전화기제발! 무슨 말이든 몇 마디 해 봐 기쁨과 즐거움을 팔아벼르며 발을 들여놓았다가도 힘없이 도로 나오게 되는길가의 수많은 가게들처럼 입이라도 떼어 봐두 팔을 휘두르며 문 안을 돌아다닌다.수백 개의 문이 동시에 닫히는 소리를 들은 것 같다.초인종을 누른 것은 누구일까길
문예
대학신문
2007.12.02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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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기자와 신문사를 빠져나와 차에 시동을 걸고나니 1시 50분. 인터뷰이와의 약속 시간을 맞추기엔 이미 늦은 시간. 차가 도로로 진입하자마자 서울역에서 신호대기. 빨간불이고 신호대기고 뭐고 무시하고 수동 모드로 밟아야 할 상황인데, 내 차가 아니라 회사 차이니 차마 그렇게는 할 수 없다. 성질 급한 인형태가 신호 위반을 한 것이 아니라 좃선 일보사 기자가 신호 위반을 한 것이 되버릴테니. 서소문사거리에서 신호 대기. 사실 회사 사명이 차에 떡 하니 박혀있는 건 취재처의 주차경비에게 긴 말 할 필요가 없다는 것 빼고는 도움이 될 때
문예
대학신문
2007.12.02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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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문학상 희곡 부문은 예년처럼 올해도 응모편수가 많지 않아 모두 세편에 불과했다. 세 작품 모두 대학생다운 의욕과 패기를 갖고 실험적 요소들을 도입하면서 나름의 주제를 표현하고자 했다는 점을 높이 사고 싶다. 그러나 희곡이라는 장르가 상대적으로 독특한 장르이며, 공연의 특성과 제약을 항상 염두에 두어야 한다. 즉 무대에 올릴 소재와 이를 무대화하는 문제 그리고 감상할 관객의 요인을 고려해야할 것이다. 우선 「그저 그렇다는 이야기」는 매스미디어의 복제된 정보전달의 지배를 받는 일상을 통해 독창성의 부재, 즉 삶이 그저 그렇다는 점에
문예
대학신문
2007.12.02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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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영화평론 응모작 세 편은 모두 이창동의 「밀양」을 평론 대상으로 삼았다. 이것이 문제작이 부족한 최근 한국영화의 형편을 반증한다고 볼 수도 있겠으나 여러 지면에서 자주 언급된 이 영화에 대해 응모작이 쏠린 것은 아무래도 아쉬웠다. 발견하려고 하는 의지가 응모작 선정에서 느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밀양」에 대한 기왕의 비평적 논의를 충분히 의식하고 있는 글들도 아니었다. 이 말은, 자신들의 관점이 이미 충분히 기성 평자들의 글에서도 볼 수 있는 것임을 모르고 있는 듯 하다는 것이다.응모작 가운데 「우리가 소통해야 하는 이유」는
문예
대학신문
2007.12.02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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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원 교수님과 조그마한 전시회에 갔다. 전시회를 주최한 대학원생은 텅 빈 우석홀을 홀로 지키고 있었다. 작은 전시회였음에도 교수님은 칭찬을 아끼지 않으셨다. 그리고는 자하연으로 향하는 낙엽길 위에서 웃으며 ‘예술가들한테는 격려를 많이 해줘야 돼’하고 말씀하셨다. 화가뿐 아니라 글 쓰는 사람들에게도 무엇보다 격려가 필요하다. 밥은 굶으면 굶을수록 더 오기를 가지고 글을 쓰게 되지만, 칭찬과 격려가 없다면 결국 펜을 꺾게 된다. 그래서 나에게 이 대학문학상은 무엇보다 소중하다. 붙을 줄 몰랐기에 용감하게 도전했다. 부끄러운 글이기에,
문예
대학신문
2007.12.02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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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양」은 이창동의 전작들과 다르다. 단도직입적으로 말해서, 이창동의 전작들은 정치적이다. 그의 소설집 『소지』나 『녹천에는 똥이 많다』에서 보이는 작품들은 한국 정치사를 직접적으로 다루고 있다. 「진짜 사나이」에서는 1987년 항쟁 과정 속에서, 우매한 민중이 운동가가 되는 과정과 그것을 바라보는 지식인의 위선적 자화상을 다루고 있다. 「초록물고기」에서는 군 제대 이후 조폭 똘마니가 된 뒤, 두목에게 이용만 당하다 죽는 ‘막둥이’의 삶을 통해서 한국사회의 밑바닥 인생을 드러내고 있다. 「박하사탕」에서는 순수한 청년이 어떤 과정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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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신문
2007.12.02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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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평과 논문을 구분하는 기준의 하나로 동시대의 작품을 대상으로 했느냐의 여부를 들 수 있다. 기본적으로 비평은 당대나 가까운 과거의 작품을 해석이라든가 평가의 대상으로 삼는 양식이다. 이런 점에서 중국의 소식(蘇軾)이 지은 시 「제서림벽(題西林壁)」을 분석하고 감상하는데 치중한 「닿을 수 없는 그 아득한 진리에 대하여」는 평론으로 보기 어렵다. 각주를 달지 않았으면서 알기 쉽게 쓴 논문이라고 보는 게 적절할 것이다.여성작가 배수아의 작품들을 통해 욕망, 꿈, 단독자, 우울, 슬픔 등의 키워드를 추려내어 의미의 옷을 입히는 데 힘쓴
문예
대학신문
2007.12.02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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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저 자신의 ‘빈한(貧寒)’에 빚지고 있습니다. 저는 지방에서 올라와 서울에서 자취를 하고 있으며, 아마도 ‘시간강사’가 되기 위해서 대학원에 다니고 있고, 운이 좋으면 ‘정규직’을 얻을 수 있겠지만, 그마저도 힘들어 보이는 인문학을 공부하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제가 먹고 싶은 것을 못 먹거나, 아파도 병원에 가지 못하는 가난에 시달리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그저 저를 제외한 이 세상이 아주 빠르게 어딘가로 달려가는 것 같아, 좁은 방에 앉아서 먼 이국의 소설책이나 넘기고 있는 제 자신이 ‘가난하고’ ‘부끄럽게’ 느껴질 때가
문예
대학신문
2007.12.02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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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88만원 세대와 고시원한국문학에서 ‘빈곤’이라는 소재와 주제는 특별한 위치를 점하고 있었다. 그것은 가난이 우리 사회의 가장 뿌리 깊은 모순을 드러내는 것이면서도 시대마다 다르게 정의되고 수용되는 역사적인 개념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한국역사에서 가난을 상징하는 ‘장소’ 역시 매번 다르게 등장했는데, 거칠게 말해서 전후세대의 가난이 ‘셋방’살이조차 바랄 수 없는 숙명적이고 보편적인 가난이었다면, 유신세대의 가난은 경제개발열풍에서 소외된 가난으로 호남의 ‘농촌’과 대도시의 ‘슬럼가’에서 드러났다고 할 수 있고, 또 그 이후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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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신문
2007.12.02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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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간 여러 심사위원들이 여러 차례 지적했지만, 신춘문예나 기성작가들을 대상으로 하는 문학상과 비교할 때 대학문학상의 큰 특징은 그것이 넓은 의미에서 대학교육의 일환이라는 점이다. 심사 행위도 교육의 한 형태이기 때문에 심사위원들은 교육적인 기준, 즉 작품이 글쓰기의 기본에 충실한지 여부를 가장 큰 척도로 삼았다. 소설쓰기의 기본적 요소로는 그 질료인 언어와 그 의미작용에 대한 이해, 자기 견해를 명확하게 전달할 수 있는 능력, 독자의 흥미를 끝까지 유지할 수 있는 능력 등을 들 수 있겠고, 이들은 한 마디로 가독성이라는 단어로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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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신문
2007.12.02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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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이상한 일이지요. 부정하고 싶었지만 벗어날 수 없었던 제 정체성을 소재로 쓴 이 소설이 제가 원했던 작가라는 정체성을 타인들에게 인정받게 해 주었고, 주인공들의 운명을 절망으로 몰아간 제게 이 수상소식이 그래도 제가 뭐 하나 그나마 잘 하는 게 있을 수도 있다는 희망을 주었습니다.저는 늘 현실에서 도피하여 환상 속에서 행복해지고자 소설을 썼습니다. 그렇게 소설을 쓰면서 느낀 것은 세상에 평범한 사람은 아무도 없다는 것, 아무리 무의미하거나 악한 일을 하는 사람일지라도 그에게는 그 나름의 이유가 있다는 것, 그러므로 사람을 이해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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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신문
2007.12.02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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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부인들은 비록 마지못해 시속을 따른다 하더라도 사치를 숭상해서는 안 된다. 부귀한 집에서는 머리치장에 드는 돈이 무려 7~8만에 이른다. 다리1)를 널찍하게 서리고 비스듬히 빙빙 돌려서 마치 말이 떨어지는 형상을 만들고 거기다가 웅황판(雄黃版)․법랑잠(法琅簪)․진주수(眞珠?)로 꾸며서 그 무게를 거의 지탱할 수 없게 한다. 그런데도 그 가장은 그것을 금하지 않으므로 부녀들은 더욱 사치스럽게하여 행여 더 크게 하지 못할까 염려한다.요즘 어느 한 부자집 며느리가 나이 13세에 다리를 얼마나 높고 무겁게 하였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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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신문
2007.12.02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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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1년 정도가 된 것 같다. 끝없는 자괴감의 터널에서 조금이나마 벗어나고자, ‘써야겠다’ 라고 마음을 먹은 지. 늘 불어오던 바람에 낚싯대를 드리운 채 쭈그려 기다려도 보았고, 엉성한 그물을 뿌리며 허우적대던 때도 있었다. 한 없이 뜨거워 노트를 달구었던 적도 있었고, 바닥에 얼굴을 묻고 숨어버리고 싶을 때 또한 많았다. ‘소통’이라는 명분으로 시작했던 글쓰기는 어느새 ‘삶’이라는 영역으로 기어 넘어갔으며, 그 사이 겪은 수많은 상처와 모멸감, 부끄러움 따위는 더 말할 필요도 없다. 바람은 세차게 불다가, 그치기도 하고, 폭풍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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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신문
2007.12.02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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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우리는 본래 가을의 자식이었다. 바람이 두고 간 마른 낙엽, 혹은 미처 수확되지 못한 낙과를 집어먹으며 사는 것. 그것이 우리에게 허락된 삶이었다. 그리하여 우리의 일상은 언제나 추위였으며, 배고픔이었다. 양육자 가을은 영원했고, 우리는 말라갔다. 하늘은 늘 어두웠고, 땅은 언제나 질척거렸다.2어느 날, 우리는 입양당했다. 낙엽은 쓸려갔으며, 낙과는 버려졌다. 풀, 꽃, 호수 따위가 주변을 채웠고, 바람은 아주 가끔 불었다. 우리의 얼굴엔 살이 오르기 시작했으며, 대기는 점점 포근해졌다. 하늘은 반드시 미소지었다. 땅은 폭신해졌다
문예
대학신문
2007.12.02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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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의 가을을 보내는 동안 많은 이들이 떠났습니다. 몸이 떠난 사람들도 있었고, 가까이 있어도 서먹한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많은 이들이 계절에 따라 떠나고, 마주치는 공간에서 가끔 홀로 시간을 들여다보는 것은 힘든 일이었습니다. 지나간 시간들을 볼 때마다 마치 검은 연필자국에 닳아, 통 속에 차곡차곡 모아둔 지우개를 보는 듯한 기분이 무겁게 다가오곤 했습니다. 많은 생각을 하고, 많은 길을 혼자 걸었습니다. 그런 밤이면 생각과 걸음으로도 지우지 못한 시간의 흔적들은 둔탁하게 울리는 꿈이, 알람을 끈 무책임한 잠이 되기도 하였으며,
문예
대학신문
2007.12.02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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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는 무엇에 대해, 어떻게, 왜 써야 하는 것일까? 만주를 방랑했던 백석은 식민의 땅 밖을 배회하면서 자신의 뿌리를 찾아 끝없이 헤맸다. 이상은 우리와 세계 전체의 존재 이유를 물었고 새로운 세계를 향한 꿈의 설계도를 그리고 싶어했다. 우리는 관악 캠퍼스의 사랑하는 제자들의 시에서 그러한 본원적인 문제들과 격투하고 고뇌하며 탐구하는 자세를 볼 수 있기를 바랐다. 우리의 기대가 컸던 만큼 많은 응모작들에서 깜짝 놀랄 만한 수준들을 찾아내기는 쉽지 않았다.예전보다는 응모작들의 언어구사나 이미지의 전개 같은 것들이 상투성을 많이 벗어나고
문예
대학신문
2007.12.02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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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경비는 쉬이 그칠 기색을 보이지 않는다우울은 비에 섞여 끈적하게 들러붙는다비 오는 날이면 기억은 잘린 꼬리에서 시작되는데소주처럼 쓰라리게 물기가 상처에 내려앉을 적이면나는 또 어디 선창가에서 꼬리 하나가 곧은 몸을 세우고힘없이 나를 부르는 것을 상상한다맞춤법을 자꾸 틀리는 아이처럼 정신없이물을 핥을 때면, 꼬리가 잘린 순간의 기억이물에 비친 모습에 스쳐 발을 헛디디게 하는데잡아줄 이는 없다 어미는발갛게 잘린 상처를 그저 오래 입 안에 넣고나를 내려다보아서 눈이 한 곳으로 몰린기묘한 기억으로만 남아 있어주저앉는다 물은 바다보다 작
문예
대학신문
2007.12.02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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