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즈 Q&A]

에이즈를 둘러싼 사회의 인식은 과학적인 지식에 근거한 것이기 보다 괴담 수준에 그치는 것들이 많다. 이에 에이즈를 둘러싼 통념을 알아보고 정확한 사실을 알아보기로 하자.

에이즈 환자들에 대한 대표적인 편견은 그들이 무기력하고 일반인들만큼 건강하지 못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에이즈 환자들도 꾸준하게 약물 치료와 운동을 병행하면 일반인만큼 건강한 상태를 지킬 수 있다. 에이즈 환자가 항바이러스제를 복용하면 면역세포의 파괴가 중단되고 회복이 이뤄진다. 실제 덴마크의 HIV 감염자 생존률 연구에 따르면 에이즈 환자들도 당뇨와 같이 꾸준하게 관리만 받으면 35년 이상 생존할 수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

또 에이즈의 전염력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낮은 수준이다. 미국 질병예방통제센터(CDC)에 따르면 피임기구 없이 성 접촉을 통해 HIV에 감염될 확률이 0.1%이하인 것으로 드러났다. 게다가 피임기구를 제대로 착용한다면 HIV에 감염되지 않는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주장이다. HIV는 세간의 우려와 달리 대부분의 성병보다 전파력이 낮은 바이러스라는 것이다. 실제 한국에서 처음으로 에이즈가 발병한 1985년부터 지난해 12월까지 누적 환자 수는 6,499명에 지나지 않는다. 다만 성기궤양을 유발하는 매독이나 헤르페스와 같은 성병에 걸려있다면 상처를 통해 감염이 이뤄질 수 있기 때문에 감염률이 더 높아진다.

에이즈 전염력이 강하다는 인식은 부모 때문에 아이가 감염될 수 있다는 생각까지 이어진다. 물론 감염을 예방할 수 있는 장치 없이 감염인 어머니가 아이를 낳을 때 25~45%의 확률로 아이가 HIV에 감염된다. 하지만 출산까지 이르는 과정에서 몇 가지 절차를 거치면 아이가 감염될 확률을 크게 낮출 수 있다. 우선 임신기간의 절반이 지났을 때부터 산모에게 항바이러스제를 꾸준히 복용하게 한다. 다음으로 출산 시에 발생하는 출혈 때문에 아이가 감염되는 것을 막기 위해 제왕절개를 하면 된다. 이후 태아에게 시럽 형태로 항바이러스제를 먹인다면 수직감염의 가능성은 1%까지 낮아진다. 따라서 에이즈 환자들도 가정을 이루면서 살아갈 수 있다.

한국에서는 대한에이즈예방협회와 각 지역 보건소에서 익명검사를 받을 수 있지만 이 경우 의료비 지원은 이뤄지지 않는다. 따라서 에이즈 환자들은 의료비 지원을 받기 위해 실명으로 보건당국에 관리되고 있다. 이에 에이즈에 대한 실명관리가 에이즈 확산을 줄인다는 오해가 사람들 사이에 퍼져있다. 하지만 한국을 제외한 대부분의 선진국들은 에이즈 환자들을 익명으로 관리하며 환자들의 자발적인 치료를 유도하고 있다. 태국의 경우 실명보고체계를 익명보고로 전환한 뒤 감염률이 오히려 줄어든 것으로 드러났다. 미국도 에이즈 환자들을 CDC가 관리하지만 개인신상정보가 삭제된 채 보고된다. 한국과 감염인 수가 비슷한 일본에서는 보건소에서 익명으로 에이즈검사를 해주고 감염인의 신상정보는 정부에 보고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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