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서울대를 돌아보다
2010년, 서울대를 돌아보다
  • 김빈나 부편집장
  • 승인 2010.11.27 18:2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사진: 『대학신문』 사진부

연이은 선거파행과 총학없는 1년

지난해 투표함 개봉 의혹과 불법 도청행위를 둘러싼 논란을 매듭짓지 못한 채 제53대 총학선거가 막을 내렸다. 진상조사위원회 해체 이후 단과대학생회장연석회의(연석회의)는 일부 투표함을 개봉해 선거부정 의혹 조사에 나섰다. 그 결과 지난 3월 11일 연석회의는 개봉한 투표함에서 펼쳐지거나 겹쳐진 투표용지를 많이 발견했지만 표 조작의 확증은 없다는 내용의 최종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결국 석연치 않은 의문점을 남긴 채 4월 5일 총학 재선거가 시작됐으나 최종 투표율이 49.48%에 그쳐 재선거(2회)마저 무산되고 말았다. 게다가 선거인 명부 채택을 둘러싼 선관위 내부 공방과 재선거위원장의 잇단 사퇴는 학생사회에 커다란 실망감을 안겼다. 유례없이 긴 총학 공백기간에 학생사회는 여러 사안에 대한 학내 구성원의 목소리를 합칠 강한 구심점이 없어 심각한 위기에 봉착했다. 특히 지난해 실시된 법인화 총투표에서 반대여론이 80%에 달했지만 9월 20일 정부·여당이 정기 국회에서 법인화안을 우선 처리하겠다고 밝힐 때도, 9월 28일 교육과학기술부가 서울대 법인화 의지가 담긴 ‘국립대학선진화방안’을 발표할 때도 학생들은 강한 목소리를 내지 못했다. 총학 대체기구로 연석회의가 활동했으나 ‘대표성 부족’이라는 꼬리표를 완전히 떼어내기엔 역부족이었다.

텅 빈 아크로, 학생사회 재건 열망은 어디에?


지난 10일(수) 아크로에서 53대 총학 재선거(3차) 1차 유세가 열렸다. 사회대, 공대, 사범대 등 예상치 못했던 단과대의 선거 무산으로 일각에서는 학생사회 붕괴 우려마저 조심스레 점치는 가운데, 이날 유세에는 학생들이 50명도 채 모이지 않았으며 그마저도 대부분이 선본원이었다. 연이은 선거 파행으로 인한 학생들의 불신과 무관심이 극에 달한 지금, 학생사회 재건을 위한 공동의 노력과 참여가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캠퍼스를 휩쓴 태풍 곤파스(Kompasu)

2009년 2학기에는 신종플루, 2010년 2학기에는 태풍 곤파스의 위협으로 관악 캠퍼스는 다소 요란한 개강을 맞았다. 지난 9월 1일 한국에 상륙해 수일간 머무른 태풍은 서울대의 각종 건물과 시설, 수목 등에 크고 작은 피해를 입혔다. 불편을 겪은 많은 학생들은 재해 예방책을 철저히 마련해야 한다고 일제히 목소리를 높였다.

감사합니다, 신양 할아버지!

지난 9월 30일 서울대 최대 개인 기부자인 신양 정석규 이사장 기념식이 성황리에 열렸다. 이날 학생들은 정 이사장에게 ‘신양 할아버지를 위한 이벤트’로 제작한 그의 초상화와 편지 등을 전달했다. 학생들이 자체적으로 결성한 이벤트 추진회는 이외에도 ‘올바른 신양 만들기’ 이벤트를 실시해 이사장의 건립 취지와 어긋나는 일부 시설 사용료 징수, 학생 수요를 고려하지 않은 공간 배정 등에 대한 학생들의 의견을 본부 측에 전달했다.

꼬리를 무는 자치 공간 갈등… 아직 견고한 ‘소통의 벽’

2010년에는 유난히 본부와 학내구성원 사이의 자치 공간 갈등이 빈번했다. 본부가 아시아연구소 건설을 위해 후생관을 철거하면서 본부로부터 일방적인 철수 통보를 받은 관내 업주들과 각종 편의시설, 시설관리노조의 공간확보 문제가 연이어 불거져 잡음이 끊기지 않았다. 후생관에 들어서있던 동아리방의 대안 공간도 신속히 마련되지 않아 학생들의 비판을 받았다. 또 지난 9월 초 본부는 공사 안전을 이유로 사회대 광장 아고라 주변에 철골물을 설치했다. 지난해 11월에 기초사범교육협력센터 설립 과정에서 폐쇄된 사범대 페다고지에 연이은 학생 자치 공간 폐쇄 사건이었다. 이에 사회대 학생회는 9월 8일부터 철판에 아고라 폐쇄 반대 플래카드를 걸고 사회대 학장단과 면담을 시도해 결국 13일 철판 철거와 아고라 폐쇄 기간 단축 결정을 이끌어냈다. 그러나 여전히 건물 신축 시 단과대 학생 의견 수렴에 대한 명문 규정이 없고 본부도 이같은 제도 마련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어 학생 자치 공간에 대한 소통 문제는 여전히 미해결 상태에 있다. 또 2012년까지 공사가 예정된 인문대 리모델링 사업도 과방·동아리방의 대체공간에 대한 배려없이 불도저식으로 시행된다는 질타를 받아야 했다. 후생관, 아고라, 인문대에 이르기까지 자치 공간 갈등에서 공통적으로 지적된 문제는 본부와 학내 구성원의 ‘소통의 벽’이었다.

금(金)치대란

학내식당들도 9월 말 폭등한 배추값의 여파를 피해갈 수 없었다. 한 포기에 1만5천원까지 상승한 배추 가격으로 학내 식당의 김치 공급에 빨간불이 켜졌다. 특히 큰 타격을 입은 생활협동조합 직영 식당은 김치가 포함된 식단을 다른 메뉴로 대체하고 일시적으로 김치 자율배식대 운영을 중단하기도 했다.

제25대 총장 취임

이장무 전 총장이 4년 임기를 마치면서 지난 7월 20일 25대 총장에 오연천 교수(행정대학원)가 취임했다. 서울대의 교육역량, 연구역량 강화에 집중한 공약을 내세웠던 오 총장은 9월 16일 첫 공식 기자 간담회에서 ‘지역인재육성특별전형’ 등 새로운 입시제도와 학부 교육내실화 방안, 교수 평가 방식의 자율성 확대 등의 계획을 제시했다. 이어 그는 서울대의 사회적 책임의식, 교내 양성평등 구현 등도 강조했다. 또 오 총장은 10월 5일 각계 학생대표와 함께한 간담회에서 △법인화 △등록금 △본부-학생 소통 △공간 문제 등에 대해 폭넓게 이야기를 듣고 논의했다.

장기전으로 치닫는 서울대 법인화 논란

지난 25일 서울대법인화반대공동대책위원회(공대위)가 ‘국립대법인화저지와 교육공공성 강화를 위한 공동투쟁위원회’와 연대해 행정관 앞에서 법인화 반대 집회를 열었다.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법인화안을 정기 국회에서 우선 처리하겠다고 밝히며 법인화는 급물살을 타는 듯 했다. 그러나 야당의 거센 반발로 현재 법인화안은 상임위에도 상정되지 못하고 ‘주춤’한 상태다. 이에 지난 15일에는 ‘서울대 전체 단과대학(원) 학장단’이 국회를 직접 방문해 법인화안의 신속한 상정을 요구해 공대위로부터 격렬한 비판을 받기도 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