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지옥 1, 2

권지예 지음, 문학사상사, 7천5백원

「뱀장어 스튜」로 2002년 이상문학상을 수상한 작가의 자전적인 소설. 청량리 전농동 단층 기와집에 사는 사람들의 모습을 통해 작가는 누구나 갖고 있음직한 성장기의 경험을 은은한 감동으로 풀어냈다. 1970, 80년대를 배경으로 한 여자아이가 소녀에서 여성으로 자라나기까지 주인공의 소소한 일상사가 펼쳐진다. 자신에 대한 자부심과 자괴감, 삶에 대한 호기심과 실패감 등 모순된 감정을 섬세하게 그리고 있다.


 

이슬방울 또는 얼음꽃  

이태수 지음, 문학과지성사, 6천원

1974년 『현대문학』으로 등단한 저자의 아홉 번째 시집. 등단 이후 줄곧 서정적 자아의 본질 탐구, 초월적 진리에 닿으려 하나 닿지 못하는 실존적 불안과 우울을 탐구해온 시인이 이번에는 인간세상을 떠나 자연 속으로 들어갔다. 마음 속에서 자연과 함께 뒹굴고, 마음 밖에서 그 모든 것을 바라보며 쓸쓸해하는 모습을 담은 시에서 자연 앞에서 한없이 자신을 낮추고 겸손해진 시적 자아의 모습을 엿볼 수 있다.


 

신비의 거울을 찾아서  

장경렬 지음, 문학수첩, 1만3천원

20세기 한국을 대표하는 시인과 그들의 작품에 대한 비평집. 저자는 삭막한 현실에 대한 구원은 ‘문학’이라며 문학이 곧 신비의 거울이라고 말한다. 황동규의 「즐거운 편지」를 한용운의 「님의 침묵」과 비교하면서 시 속에 나타난 세계관을 분석하는 부분은 눈길을 끈다. 저자는 황동규의 「즐거운 편지」가 자신을 낮추는 전통적 세계관을 드러내면서도 자연과 인간을 분리하는 서양적 세계관 역시 포함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미쳐야 미친다조선 지식인 내면 읽기  

정민 지음, 푸른 역사, 1만1900원

어느 한 분야에 미쳤다는 소리를 들을 만큼 파고들어 자신의 세계를 만든 조선 후기 지식인을 다룬 책. 저자는 한 시대의 정신사와 예술사의 발흥 뒤에는 마니아 집단이 존재했다고 말한다. 아버지에게 매를 맞는 와중에도 눈물로 새를 그렸던 화가 이정, 매화에 미쳐서 그림값으로 받은 거금 3천냥으로 매화를 샀던 화가 김홍도 등 당대 기인과 마니아의 삶의 이야기가 수록됐다.


 

21세기의 한반도 구상  

백낙청 외 지음, 창비, 1만2천원

계간지 『창작과 비평』의 2003년 기획 특집을 토대로 한 책. ‘새로운 사회발전의 패러다임’을 제시하는 1부에서 백낙청 명예교수(영어영문학과)는 우리사회의 장기적인 발전 대책으로 ‘지속가능한 발전’대신 ‘생명지속적 발전’이라는 개념을 제시한다. 2부에서는 사회적 소수자의 인권 개선을 주장한다. 그 외 노무현 정부가 제시한 국정과제인 ‘동북아경제중심’의 가능성에 대한 검토와 동북아시대 한국사회의 전략과 과제에 대한 전문가들의 좌담도 볼 수 있다.


 

서구 중심주의를 넘어서  

강정인 지음, 아카넷, 2만5천원

한국 사회와 학계에 만연해있는 서구 중심주의에 대해 문제를 제기한 책. 저자는 최근 서구중심주의에 대한 반성이 일어나기 시작한 지금의 한국이 ‘전환기의  흐름’속에 있다고 진단한다. 또 그는 서구중심주의가 비서구인들에게 서구 중심적 세계관을 내면화하게 하여 서구의 문화적 지배를 정당화할 뿐만 아니라 비서구인의 독자적 세계관 형성을 방해해 궁극적으로 자기소외에 이르도록 한다고 비판한다.

저작권자 © 대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