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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학신문
  • 승인 2010.11.27 2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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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슨 연못

김상연

그는 청동기의 거울을 닮은 연못으로 갔다
따르릉, 따르릉 노래를 불렀을까?
철 지난 것들이나 시절을 잃고
거울의 뒤편으로 넘어가는 것인데
생을 안고 넘어진 푸른 것이라 차마
둥둥 떠다니며 문을 두드렸다지
소금쟁이가 표면을 벅벅 문질러 보지만
푸르른 녹에 주름만 더할 뿐,
거울 너머 눈이 허연
물고기의 비늘이 요동쳤다지

거울에 비친 무늬는
나의 무늬일까 거울의 무늬일까?
제 모습 궁금한 나무들이 기울어진다
뒤틀린 철조망도 슬금슬금 다가온다
세발자전거가 기우뚱 거린다
그 위에 탄 아이는 지나치려 했을지도 모른다
밤이 오기 전, 마음이 급했던 봄바람에 치였나?
아무튼 아이는 시절을 다 채우지 못했으므로
거울의 녹을 먹고 퉁퉁, 아니 둥둥

어머니는 내게 나이를 먹지 않는 형이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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