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부문 가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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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학신문
  • 승인 2010.11.28 1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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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 손혜영 기자 rewjie@snu.kr

탭댄스

김현웅

비닐 같은 매끄러움으로 거리를 누비던
뒤꿈치로 땅을 누르며 끓는 가래를 뱉던
꽃가루 날리는 어떤 봄녘이 좋아서
몸을 출렁거리며, 각질을 흩뿌리며,
새하얀 살비듬을 안고 헤엄치는 청춘이다.

검게 그을린 손목에 힘줄 달고
좁은 어깨 사이에 지구 한 가득 담던
시궁창 속 빗물도 마냥 좋아
고집 센 곱슬머리 휘날리는 청춘이다.

그러나 태양의 조울증이 출렁거리는
정수리를 중심으로 자전하는
그 어지러움 한 복판에 우두커니 섰기에
젊은 날의 춤사위는 항상 어렵다.
자전거 바퀴처럼 둥글지 못해,
찌그러진 탁구공처럼 통통 튀지 못해,
바닥에 딱 눌러 붙어 창 밖 세상을 꿈꾼다.

바람에 휘날리는 빨래처럼,
버림받지 않는 일탈은
저기 창 밖 세상의 이야기.

비바람도 탭댄스로 날려버릴
경쾌한 마룻바닥엔 언제나 못이 박혀있다.
못을 피해 두들기는 리듬은 엇박의 머뭇거림.
땅을 짚고 기어가는 개처럼
네박자로 춤추는 법을 배워야 한다.

춤의 나이는 곧 굳은살이라고 했던가?
못의 무게가 녹슬어 더이상 느껴지지 않을 때쯤
나는 네박자 탭댄스를 춘다.
고개 숙이고 못을 피해 넘는 탭댄스는
언제나 정확하기에 아찔하다.

스탭 멈추고 바라보는 창 밖.
적당히 내릴 소나기 속에
빗방울이 창을 두들기며 밟는 엇박의 스텝,
어지러운 청춘에게 윙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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