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름을 위해 삐딱해진 그들
바름을 위해 삐딱해진 그들
  • 나영인 기자
  • 승인 2011.03.06 04: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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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국민들은 마냥 기다릴 수 없었다. 어두운 민주공화국 대한민국에서 정의를 찾고 싶었던 국민들은 2008년 대한민국의 거리를 촛불의 일렁임으로 밝히게 된다. 무엇이 그들을 거리로 나오게 했으며, 앞으로 한국 사회는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가? 이러한 절박한 요청에 응하는 두 권의 책이 출간됐다.
김상봉, 박명림 지음

박명림과 김상봉 간의 서신 대담 형식으로 이루어진 『다음 국가를 말하다』는 민주 국가 다음에 지향해야 할 국가는 바로 민주 ‘공화국’이라고 말한다. 두 저자가 보기에 대한민국은 경제 성장과 형식적 민주화는 이룩했으나, 상대적으로 공화국으로서의 가치를 확립하지 못해 한국 사회는 공공의 가치가 없는 상태다.

두 저자는 공통적으로 87년 체제 이후 정립된 절차적 민주주의를 넘어서는 실질적 공공성의 원리가 필요하다는 견해를 펼친다. 실질적 공공성의 원리를 이루기 위해서 시민들은 활발한 민주적 토론을 거쳐 모두에게 선한 가치를 지향해야 한다. 특히 김상봉은 함석헌의 ‘서로주체성’ 개념을 통해 공화국이 지향해야 할 모습이 어떠해야 하는지 설명한다. 너와 내가 서로 주체가 돼 이루는 온전한 만남을 통해서만 우리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정치학자 박명림은 ‘공준’이라는 기준을 제시하며 거리의 철학자 김상봉의 생각에 공감을 표한다. 그는 현재 한국 사회가 개인의 이익만을 좇는 ‘사사화’, 진보와 보수가 각각 극단적 경향을 띠게 되는 ‘근본화’ 현상에 당면했다고 진단한다. 한국 사회에 만연한 기업적 효율성·경쟁성의 원리가 타파되기 위해서는 무엇이 공공의 선인가에 대한 합의가 이뤄져야하며 우리 모두가 동의할 수 있는 공통된 기준, 즉 ‘공준’을 제시해야 한다는 것이다.
박가분 외 10인 지음

  『무엇이 정의인가?』 는 『다음 국가를 말하다』와 같이 ‘정의’라는 주제를 다루고 있지만 2010년 한국 사회를 뜨겁게 달군 마이클 샌델 교수의 『정의란 무엇인가?』를 비판적으로 검토하는 데서 정의에 대한 고민을 시작한다. 이택광, 장정일, 박가분 등 다양한 논객들은 ‘정의’라는 키워드에 대해 저마다의 생각을 펼친다.
샌델식 정의론에 대해 장정일은 “고등학생들이 햄버거를 먹으며 할 수 있는 잡담에 불과”하다며 냉소한다. 그가 보기에 샌델은 ‘정의’가 무엇인지 말해주지 않을 뿐 아니라 그의 공동체주의는 폭력적인 국가주의 혹은 애국주의로 변모해 국민을 억압할 수 있는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다. 왜냐하면 샌델이 공동체적 삶의 기준으로 설정한 것은 정의가 아니라 고착화되는 특성을 지닌 법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현우는 샌델의  『정의란 무엇인가』에 등장하는 여러 도덕적 딜레마를 통해 국민들이 도덕적 사고의 훈련을 할 수 있다며 샌델 열풍 자체는 ‘정의’에 관한 담론 형성의 좋은 기회라고 주장한다.

『다음 국가를 말하다』가 ‘공화국’의 재조명을 중심으로 합의된 가치의 중요성을 역설하고 있다면, 『무엇이 정의인가?』는 우리에게 필요한 정의 자체에 대한 고민을 담아내고 있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두 책의 기저에는 현재 우리 사회가 정의로운 사회인지에 대한 문제의식이 관통하고 있다고 봐도 좋을 것이다. 불만스런 현실을 개선하기 위한 이들의 공통된 고민은 ‘정의’에 목마른 국민들의 갈증을 채워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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