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지역화폐 엿보기
해외 지역화폐 엿보기
  • 김민경 기자, 최신혜 기자
  • 승인 2011.03.13 04:4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해외에는 오랜 역사 속에서 큰 규모와 안정적인 체계를 갖고 운영돼 온 지역화폐들이 있다. 이러한 해외 지역화폐 중에는 고유한 목적을 가지고 발전해 한 분야에 특화된 경우도 많다. 각양각색의 성격을 지닌 해외 지역화폐들의 사례를 살펴보자.


◇초록 지구를 향해 날아간다- 일본의 아톰통화
 
테츠카 오사무 작가의 만화 속에서 만화 캐릭터 아톰의 생일은 2003년 4월 7일이다. 지난 2004년 4월 6일, 와세다 대학의 자원봉사단체와 근처 상점, 시민단체가 모여 아톰의 첫 번째 생일을 의미있는 방식으로 축하했다. 바로 지역화폐 '아톰'을 만든 것이다. 지구를 노리는 적들을 막아낸 우주소년 아톰의 손길이 이제는 이 화폐 아톰을 통해 지구환경을 지키고 있다. 나무젓가락을 사용하지 않으면 10마력을 얻는 등 각종 환경 캠페인에 참여해 벌 수 있는 아톰통화 ‘마력’은 가맹점에서 엔화와 동일한 가치로 사용이 가능하다. 환경에 대한 고민에서 비롯된 아톰통화는 소비자와 판매자 모두에게 환경문제를 곱씹어보게 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
 
◇모두를 아우르는 지혜가 깃들다- 호주의 오페라(Opera)
 
전세계에서 지역화폐가 가장 활발하게 사용되는 나라는 호주다. 호주 내의 250여개 공동체에서는 애완견 목욕시키기부터 웹 디자인 교육까지 각종 서비스가 지역화폐인 오페라로 환원된다. 모든 이들의 시간이 공평하다는 원칙을 지닌 이 시스템은 어떤 사람이 어떤 일을 하든 1시간에 20오페라로 계산된다. 모든 서비스가 일정한 가치를 지니기 때문에 경제활동에서 소외되기 쉬운 노인과 장애인도 자신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오페라 화폐는 빈곤한 경제에 마지막 방어선이 돼주고 있다.
 
◇우리 지역 경제는 우리가 지킨다- 미국의 버크셰어(Berkshare)
 
지역화폐는 지역 경제에 위기가 불어 닥쳤을 때 주민 스스로 이를 타파하는 해결책이 되기도 한다. 신림동 고시촌을 5개 붙여놓은 규모인 미국 메사추세츠주 버크셔의 지역화폐 '버크셰어'가 그것이다. 버크셰어는 외부로 수익이 빠져나가게 하기보다 지역사회 내부의 경제적 이득을 추구하자는 취지에서 만들어졌다. 100버크셰어는 은행에 가면 95달러의 가치에 불과하지만 지역 상점에서는 100달러 어치 값을 하니 자연히 지역 내 거래가 활발해질 수 밖에 없다.
 
◇네 공부는 내 공부가 된다- 브라질의 사베(Saber)
 
브라질에는 타인을 가르친 대가로 자신의 공부를 계속 이어나갈 수 있는 지역화폐 시스템이 있다. 브라질 정부가 발행한 쿠폰 형식의 ‘사베’는 선배가 후배에게 공부를 가르쳐 줄 때 지급되는 화폐다. 학생들은 10살 때부터 과외 활동 혹은 사회 봉사와 공익 사업을 통해 모은 사베로 17살 이후 대학 등록금을 지불할 수 있다. 금전 문제로 학업을 계속 할 수 없는 학생이 스스로 공부할 기회를 얻으니 나누는 즐거움이 받는 즐거움으로 커진 셈. 과외활동은 1시간에 5사베이며 대학 학비를 지불할 때 1사베는 1헤알(브라질 통화, 676원)과 동등하다. 포르투갈어 사베는 ‘지식’이라는 뜻.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