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원‘님’들께
당신들은 4대강 찬반논쟁의 핵심에는 예산문제가 있다고 하셨습니다. 학교무상급식 논쟁에도 예산확보가 중요한 걸림돌이라고 하셨구요. 또 연평도 포격은 국방 예산 부족으로 발생한 사건이라고 하시던 말씀을 분명히 기억합니다. 이상을 포함한 일련의 문제들은 ‘예산부족’이라는 현실의 벽 앞에서 주춤할 수밖에 없었다고 이해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다만 국회의원회관 건물 신축에 들어가는 2천억원이 넘는 예산에는 논쟁도, 찬반도 없다는데 놀랐습니다. 새로 짓는 국회의원회관에는 지상 10층 지하 5층 규모로 땅값을 제하고 2,212억9,300만원의 예산이 투입된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언론이 이를 고발하자 부랴부랴 수습하시더군요. “보좌관 수가 증원되면서 공간이 협소해져 의정활동이 불편해서”라며. 또 “이는 초호화 공사가 아니다”라고.
단순한 계산을 해봤습니다. 우리나라 국회의원님 수가 299명이니 적어도 1인당 70억원을 넘어서는 공간이 배정되는 상황 아닙니까? 보좌관 수를 합한다고 해도 이 금액이 지나치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습니다. 신도가 4만5천명에 달하는 교회에서 건물을 신축하는 데에 약 천억원이 들었다고 하는데 건물 사용인구 대비로 계산했을 때 상식적으로 숫자가 들어맞질 않습니다. 다시 한 번 계산해볼까요? 역시 또 안 맞네요. 종교단체는 종교인들에게 심적 위로라도 됩니다만 국회의원이 국민들에게 위로가 됐던 기억은 없습니다. 오히려 대부분의 국민은 국회의정활동 소식이 나온 뉴스를 보며 뒷목을 잡았던 것 같습니다.
매 정기국회마다 국회의원님들의 대동단결로 국회의원 의정활동비가 꾸준히 늘어가는 것도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올해 1월 공무원 월급 5.1% 인상이 결정되면서 국회의원님들이 다양한 명목으로 월 1천36만6천443원을 받고 있다는 기사를 읽었습니다. 더 놀라운 것은 여기서 끝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특수 활동비’라는 알 수 없는 명목으로 지난 2년간 170억 원의 지출이 있었다는 사실을 부인하시지는 못하실 겁니다.
일하지 않은 자 먹지도 말라고 합니다. 과연 국회의원님들은 천만원이 넘는 월급을 받을만한 일을 하고 계신지 묻고 싶습니다. 혹시 제가 모르는 것일 수도 있으니까요. 그런데 저를 포함한 많은 국민들은 국회의원님들이 그 월급을 받을만한 일을 하고 있는지 모르고 있습니다. 국민들이 본 국회의원님들의 활동은 국회 공성전뿐이었거든요. 공성전에 최선을 다하시던 모습은 똑똑히 기억합니다. 그 댓가로 받는 천만원 이상의 월급으로 공성전 치료비와 내년 공성전을 위한 훈련비를 지불하시나요?
이번 의원회관 기사를 보고나니 지금까지 예산 문제로 고민했던 많은 문제들이 떠오르며 허무해지는군요. 묻고 싶습니다. “국민을 위해 일하는 '머슴'님들, 지금 머슴님들이 모시는 도련님(학생들) 밥값은 없는데 머슴님들이 쓰실 2,212억은 있습니까?”
국민 1인으로부터.
조병휘
(체육교육과·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