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화에도 다시 한번 총학생회 선거철이 다가왔다. 학교 여기저기에 자보와 플래카드들이 붙고, 선본들의 연건 방문도 시작됐다. 매년 되풀이되는 일이지만 연건 학우들의 반응은 냉담하다. 누가 당선되더라도 상관없다는 생각때문이다.

연건캠퍼스는 관악 캠퍼스와 지리적으로 멀리 떨어져 있다보니, 서울대를 대표한다는 총학생회의 관심도 거리만큼이나 멀리 떨어져 있다. 총학생회의 연건 방문은 선거유세 기간 단 한 번뿐이다. 그나마 작년에는 선본들의 방문도 거의 없었고, 덕분에 치대 투표율은 10%선에 머물렀다.


선거 때마다 연건학우들을 위한다는 공약은 어김없이 나왔지만, 지켜졌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등록금투쟁을 연건 학우들과 함께 하겠다더니 어김없이 의겺〈?등록금 인상분은 학내 최고다. 대동제는 언제, 어떻게 하는지 알 길이 없고, 의겺〈?학생회장은 단과대 학생회장임에도 불구하고 대의원 자격조차 없다. 대다수의 학우들이 생협의 존재조차 모른다.


이렇게 총학생회의 존재를 잊고 사는 학우들에게 총학생회 선거는 우리의 대표를 뽑는 일과는 거리가 멀다. 연건에서의 총학 투표는 자발적 참여이기보다는 서울대인이므로 꼭 투표해야 한다는 강요가 되어 버렸다.


매년 이런 상황이 되풀이 되지 않게 하기 위해서는 힘들겠지만 총학생회가 먼저 연건 학우들에게 다가가야 한다. 말로 멋진 공약을 하는 것보다 작은 행동 하나가 연건 학우들의 총학에 대한 생각을 변화시킬 수 있다. 투표 때만 공약을 들고서 연건에 찾아오는 것만으로는 연건 학우들의 무관심을 돌릴 수 없다.


선거 결과에 따라 승자가 있고 패자가 있겠지만 승패에 앞서 진정으로 전 학우들의 대표자가 된다는 것에 대한 총학생회의 진지한 자기반성이 없다면 어떠한 구호나 공약도 사상누각에 불과할 뿐이다.


올해도 여러 공약들이 나왔다. 총학선본들이 내놓은 연건 학우들을 위한 공약이 단순히 득표를 위한 포장이 아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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