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억 인도인을 하나로

인도인들에게 처음 영화가 공개된 것은 1896년 봄베이에서였다. 인도 영화는 민속연극(나탕키)에 기반을 두고 있다. 그래서 인도 영화 대부분의 소재와 주제는 설화와 전설에서 차용한 것으로, 이런 특징은 오늘날까지 이어지고 있다.


1931년 유성영화 시대의 도래는 인도 영화시장 축소 위기로 이어졌다. 100만 명 이상이 사용하는 언어만 해도 33개나 되는 특성상 특정 언어로 제작된 영화는 다른 언어권 관객에게는 외화나 마찬가지였기 때문이다.

이후 상업적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한 대책으로, 춤과 노래가 큰 비중을 차지하는 영화가 제작되기 시작했다. 그래서 인도 영화에는 이야기들 사이에 집단 안무와 노래, 코미디가 맥락 없이 등장하는 경우가 많다. “인도 영화 제작에는 1명의 스타, 3가지의 춤, 6곡의 노래가 필수”라는 속설이 있다.

헐리우드 영화가 전 세계를 휩쓸고 있는 요즘에도 인도는 헐리우드 무풍지대로 남아있다. 「해리포터와 마법사의 돌」, 「반지의 제왕」이 흥행 경쟁에서 치열하게 1위를 다투던 2001년 12월. 두 영화도 인도에서만은 「까비꾸시까비깜」에 밀려 빛이 바랬다.

어떤 이들은 인도 영화가 유치하다고도 말하지만 이면에는 다양한 종교, 인종, 언어를 초월해 10억 인도인을 하나로 묶는 그들만의 공감대가 자리하고 있다. 이 공감대가 바로 100년 가까이 인도 영화를 지켜 온 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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