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한국 청년 실태 보고서


글·사진 : 서진수 기자 ppuseu@snu.kr
사진 : 남상혁 기자 as0324@snu.kr
그래픽 : 한혜영 기자 sweetdreamzz@snu.kr


예로부터 청년시기는 인생의 봄으로 비유돼왔다. 하지만 대한민국의 청년들이 겪고 있는 현실은 봄을 노래하기엔 차갑다. 심화되기만 하는 청년실업과 낮은 최저임금으로 인해 꿈을 꾸기는 커녕 빚 안지고 살아가기도 힘든 상황인 것이다. 오늘날의 청년은 우리 사회의 한 주체라기보다는 ‘주변인’의 모습을 하고 있다. 그들은 자신들의 목소리를 내기보단 다른 곳에서 들려오는 목소리에 좌지우지 되고있다. 또한 어디에도 속하지 못한 채 파편화돼 소외감을 느끼기도 한다. 하지만 청년은 여전히 젊고 활기차며, 또 그래야 한다. 이제 사회와 청년이 함께 나서 청년을 주변인의 지위에서 구출할 때다.


내 하루는 파트타임
  봉천동의 한 편의점에서 심야 파트타임으로 일하는 최씨(20)는 대학 진학을 미루고 낮에는 노량진에 있는 학원에서 공무원 시험 준비를 하고 있다. 축구전문기자가 꿈이라는 그에게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이유를 묻자 졸린 눈을 비비며 그저 웃는다. 한국에서 최저임금 4,320원으로 2010년 국내 대학교 연간 평균 등록금인 684만원을 벌기 위해선 1584시간을 일해야 한다. 한주에 30시간씩 1년을 꼬박 일해야하는 것이다. 진학을 미룬 그는 값진 사회경험을 하고 있다고 말하지만 이미 자신의 선택지가 매우 좁다는 것을 알고있다. 그나마 몇명의 경쟁자를 제치고 일자리를 구해 다행이라는 최씨의 성공담은 슬픈 웃음을 자아낸다.

바늘구멍 취업시장, 그 밑에 인턴시장?
  오늘날 대학가에서는 인턴이 취업의 대세다. 대학을 졸업해도 취직이 어려운 현실에 취업이 어느정도 보장되고 직무경험을 할 수 있다는 이유로 인턴에 지원자가 몰리고 있다. 정부도 공공기관의 인턴채용을 장려하는 추세지만 인턴을 경험하는 입장에서는 대부분 최저시급에 단순업무에 투입돼 원하는 경험을 쌓기 어렵다는 평이다. 게다가 한국경영자총협회에 따르면 올해 인턴의 정규직 전환비율은 62.8%이며 그마저도 대기업은 43.5% 수준으로 낮게 나타났다. 높은 청년실업률 속에 살아남기 위해 시작한 인턴이 오히려 청년의 절망을 심화시키고 있는 것이다. 그렇기에 학교에서 심심찮게 볼 수 있는 인턴 채용상담 플래카드는 씁쓸하게 느껴진다.

학자금 대출=빚
  학원강사로 일하는 김씨(25)는 작년에 졸업한 동문이다. 그는 재학 중 네학기의 등록금인 약 1,200만원을 학자금 대출로 메꿨다. 학교를 다닐 땐 한달에 5만원정도의 이자만 내면 됐지만, 졸업 후엔 원금상환이 시작돼 한달에 40만원에 가까운 금액을 부담하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그는 실제 지급하는 금액보다 빚을 지고 사회생활을 시작한다는 부담과 불안감이 크다고 말한다. 대학알리미의 자료를 자체분석한 결과 2010년 전국 일반대학을 다니는 113만명의 재학생 중 매학기 31%의 학생이 평균 371만원의 학자금 대출을 받고 있다. 위의 사진은 김씨가 학자금 대출 고지서를 출력해서 보고있는 장면이다.
청년과 노량진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공무원 임용시험의 평균 경쟁률은 2008년 47.9대1, 2009년 61.3대1, 2010년 82.8대1로 계속 상승하고 있다. 이런 공무원직 선호 현상은 청년들의 불안정한 상황에서 비롯된 것이다. 미래에 대한 불확실함을 넘어서 생존에 대한 위협이 목을 죄고 있는 상황에 청년이 선택할 수 있는 길은 좁고 가파르기만 하다.


함께하면 어려움은 반값
   지난 4월 2일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에서 반값등록금 실현 시민·학생대회가 열렸다. 올해 사립대의 평균 등록금은 768만원으로 지난 10년간 57%가 인상됐다. 이에 학생들은 이명박 대통령에게 반값등록금 공약 실천을 촉구하는 목소리를 높였다. 청년세대가 자신의 목소리를 낼 줄 모른다는 편견이 무색하게도 이날 학생 2천여명이 참가해 한 목소리를 냈다.
 
서로에게 손 건네기
  국내 첫 세대별 노동조합을 목표로 출범한 청년유니온은 지난 3월 노량진역 주변에서 돌맞이를 했다. 청년유니온은 청년세대의 고용안정, 노동권보장, 생활안정을 목표로 청년세대의 연대를 추구하고 있다. 이날 이들은 지나가는 학생과 시민에게 돌맞이 떡을 돌리며 연대의 손길을 건넸다. 희망은 함께 꿈꿀 때 비로소 꿈이 아닌 것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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