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 교육과학기술부 Global Ph.D Scholarship 사업

교육과학기술부(교과부)는 지난 13일(금) 발표한 「제2차 과학기술인재 육성·지원 기본계획」에서 대학 연구 지원 정책의 변화를 예고했다. 이에 따라 WCU사업, BK21사업 등 기존의 연구 지원책의 변화가 예상된다.

이번에 발표된 기본계획은 창의적 과학기술인재를 단계별·체계적으로 양성하고 과학기술자들이 연구에 몰두할 수 있도록 전주기적(全週期的) 지원시스템을 마련·추진하는 것을 기본 목적으로 한다. 교과부는 이를 위해 향후 5년간 초·중등, 대학(원), 출연, 기업 및 인프라 등 5대 분야 15대 과제를 선정하고 이를 중점 추진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15대 과제 중 대학 정책에 해당하는 3개 과제는 △선택과 집중을 통한 연구중심 대학 육성 △사회수요에 대응하는 교육의 질적 수준 제고 및 특화인력 양성 △지방대 특성화를 통한 지역인재 양성을 골자로 한다.
이 중 첫번째 과제인 ‘선택과 집중을 통한 연구중심 대학 육성’에는 현재까지의 대학원 연구 지원 정책을 개편하는 내용이 일부 포함돼있다. 정부는  현재 WCU사업, BK21사업 등으로 분산돼있는 대학원 재정 지원 사업을 WCU사업과 GPS 시스템으로 체계화한다는 계획이다.

그 중 GPS 시스템은 우수 과학기술 인재가 학업과 연구에만 몰입할 수 있도록 장학금·연구비를 지원하는 제도로 교수를 포함한 연구단이 아닌, 과학기술 인재로 촉망되는 개인에게 재정을 지원해준다는 점에서 현재의 BK21 사업과 다르다. GPS 시스템은 △학부 △석박사 △박사 후 △연구자 △국가과학자, 총 5단계로 나누어 진행되고 이중 석박사 과정을 지원하는 ‘글로벌 박사 펠로우십’ 사업은 이미 시범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학업·연구계획서 심사, 발표평가, 인터뷰 등으로 4월 선발된 287명은 연간 3천만원씩 총 2년간 장학금을 지원받게 되고 2년 지원 종료 후 성과를 평가해 추가 3년까지 재지원이 가능하다.

올해 선발된 ‘글로벌 박사 펠로우십’ 장학금 수혜자 287명 중 인문·사회계열은 54명, 과학·기술분야는 233명이다. 수혜자의 수는 서울대 64명, KAIST 56명, POSTECH 30명이다. 올해 지원자로 선정된 이진호씨(전기공학부·박사과정)는 “큰 규모의 금액을 지원받아 생활비 걱정을 덜고 연구에만 매진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한편으로 그는 “인재들을 학교에 남게하는 제도가 될 수도 있겠지만 소수에게만 집중되는 지원 정책을 보고 박사과정 진입을 선택하기는 힘들 것 같다”며 점차 수혜 인원을 늘릴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표했다.

한편 이번 대학 연구 지원 정책의 ‘선택과 집중’ 기조 자체에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 박배균 교수(지리교육과)는 “어느 분야에서나 선택과 집중을 하지 않을 수는 없지만 학문 영역에서는 특히 신중히 접근할 필요가 있다”며 “창의적 아이디어가 자유롭게 발현될 수 있는 풍토 조성이 우선”이라고 말했다.

GPS 사업의 구상처럼 수혜자가 확대된다고 하더라도 연구 지원책으로는 여전히 부족하다는 견해도 있다. 정부는 올해 GPS 시스템 장학금 수혜자 300명을 선발한 뒤  2,500명까지 확대해나갈 예정이다. 이에 대해 박교수는 “점차 늘려가겠다고 하더라도 진정한 대학원 연구 지원이 이뤄지려면 수혜 대상이 적어도 30~40%는 넘어야 할 것”이라며 “우리학교만해도 대학원생이 만여명이 넘는 실정을 감안할 때 이번 사업안에서 발표된 수혜자 수는 턱없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한편 교과부의 이번 계획은 2012년 완료 예정인 BK21사업을 더 이상 연장할 계획이 없다는 의사로 비치기도 한다. 교육과학기술부 BK21사업 담당자는 “새로운 사업이 BK21이라는 이름으로 진행될 것인지는 확실치 않다”며 “내년 사업이 종료된 후 사업 전반에 대한 평가를 통해 추후 계획을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BK21 사업은 1999년 1단계 사업을 시작해 2005년까지 총 1조 3,376억원을 지원했다. 2006년 예산을 증액해 7년간 총 2조원 가량을 지원하는 2단계 사업은 오는 2012년 마무리 된다.

만약 정부 주도 연구 지원 프로그램중  최대 규모인 BK21 사업이 종료되면 연구 지원을 받던 사업단(팀)에 가해질 타격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BK21 사업단(팀)은 약 550개가 운영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약 39,500명의 석·박사 학생들이 지원을 받고 있다. BK21 사업단인 ‘농생명공학사업단’ 단장 하종규 교수(농생명공학부)는 “BK21 사업은 사업단에 속한 대학원생들을 안정적으로 지원해줄 수 있는 프로그램이었는데 개인별 지원으로 전환된다면 연구실 자체의 유지가 어려워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또한 “같은 연구실 내에서 지원을 받는 학생과 받지 못한 학생 간에 위화감이 조성될 수도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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