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 박사는 북한에서 정말 핵폭탄을 보았을까?

▲ © 노신욱 기자
지난달 14일(수) 파키스탄의 핵 개발을 주도해 온 압둘 카디르 칸 박사가 북한에서 핵무기 장치를 봤다고 말한 사실이 언론에 보도돼 국제사회의 주목을 받았다. ‘서울대학교 통일포럼‘은 지난달 29일(목) 「칸 박사의 증언과 북한의 핵능력」을 주제로 포럼을 열어 북한의 핵 개발 능력을 검토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강창순 교수(원자핵공학과)는 「북한 핵프로그램(플루토늄 및 고농축우라늄) 현황과 전망」에서 “북한이 1994년 제네바 핵합의 이전에 추출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플루토늄으로 2개 정도의 플루토늄폭탄을 만들었을 것이며 칸 박사가 북한의 핵 개발에 적극적으로 도움을 줬다면 2~3년 이내로 우라늄폭탄을  보유하게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칸 박사의 북한 방문으로 양국 기술교환 가능했을 것


 

 

이어 「북한의 핵무기 개발능력」에서 한국국방연구원의 신성택 박사는 북한의 핵무기 기술 개발과정을 발표했다. 그는 “북한은 1950년대 중반부터 구 소련과 협력해 원자력 이론 연구에 착수, 전문가를 훈련시키고 1971년부터 자력개발을 시도해왔다“며 “북한이 핵개발 정책을 내놓은 이유는 남한이 원자력 발전을 추진하는 데 대해 경쟁적으로 대응한 측면과, 남한에 비해 뒤지고 있는 경제성장세를 극복하기 위한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또 그는 칸이 13차례나 북한을 방문했다는 사실을 근거로 “칸 박사가 핵 개발을 시도하던 중 그와 북한 사이에 기술 교환이 가능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기술교환을 통해 금속우라늄에서 분리해낸 분열물질을 원자폭탄에 사용할 수 있게 고도로 농축시키는 기술을 확보했을 것“이라며 “북한이 우라늄폭탄을 보유하고 있을 수 있으며, 칸 박사가 봤다고 말한 핵무기 장치는 핵폭탄으로 봐도 무리가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한국원자력연구소의 한 연구원은 “파키스탄의 핵 개발 경험으로 볼 때 칸 박사와 기술교환이 있었다고 해도 북한에 큰 도움은 되지 않았을 것“이라며 “북한이 그 정도로 고도의 기술을 보유하고 있을 것이라고 확신하기는 이르다“고 말했다. 또 칸 박사가 핵무기 장치를 봤다는 의견에 대해서도 “핵무기 장치와 핵폭탄은 엄연히 다른 것“이라며 “핵물질이 포함되지 않은 기폭장치에 불과할 수도 있다“고 반박했다.

 

 

 

핵물질이 포함되지 않은 기폭장치에 불과할 수도

 


토론자들은 칸 박사가 봤다고 증언하는 ‘핵무기 장치‘와 북한의 구체적인 핵개발 기술 수준에 대해서는 이견을 보였으나 대부분은 북한이 상당한 수준에 이르기까지 핵개발을 계속해왔다는 것에 의견이 일치했다. 통일포럼 위원장인 장달중 교수(정치학과)는 “북한 핵 개발에 대해 국제사회는 물론이고 우리나라조차도 확실히 파악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원자핵공학 전문가의 의견을 들어보는 것은 의미있는 일“이라며 포럼의 의의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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