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TV에서는 너무나 놀랍고도 가슴이 아픈 소식이 전해졌다. 룡천역에서 열차 폭발사고가 일어났고, 많은 사람들이 죽었으며, 해외의 반응들은 어떻다는 등의 이야기를 들으며 우리가 관망하고 있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다행히도 정부당국에서는 ‘인도적 관점’과 ‘동포애적 관점’으로 구호지원 계획을 밝혔고, 세계의 여러 나라에서도 지원계획을 발표했다.

 

 

이 중에서도 마음에 걸렸던 것은 미국의 유감성명 발표였다. 물론 미국이란 나라도 다른 나라의 악재를 보며 가슴 아파하고 예의를 갖출 수 있으나, 너무나 기만적인 미국의 이중성을 보게 된 것은 나뿐이 아닐 것이다.

 

 

잠깐 눈을 돌려 이라크를 생각해보게 된다. 이라크 전쟁 전 미국은 항상 이라크내의 인권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그러나 산유국임에도 불구하고 열악한 이라크의 상황이 미국의 철저한 경제봉쇄 때문이라는 것은 삼척동자도 아는 사실이다.

 

 

북한의 상황도 이라크와 마찬가지다. 1990년대 냉전이 종식되면서 미국 중심의 경제 구도가 짜이게 되고 북한은 미국에 의해 경제 고립을 당하게 되었다. 미국의 철저한 경제봉쇄와 군사적 위협에 경제상황은 힘들어질 수 밖에 없었다. 그런 미국이 룡천역 폭발 사고에 ‘인도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하니 참 역설적이지 않은가.

 

 

한쪽에서는 군사위협과 경제봉쇄를, 한쪽에선 인권시비를 걸고 있는 낡은 수법이 ‘북한자유화법안’의 통과에서 드러나고 북한 붕괴와 전쟁의 기회를  호시탐탐 노리는 미국에게, 북한에 대한 최대 지원은 의료구호가 아니라 관계정상화와 경제봉쇄해제라는 것을 납득하도록 알려줘야 하지 않을까?

 

 

어쨌든 이번 룡천 사고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과 열의는 참으로 긍정적이고 감동적이다. 조갑제씨가 북한 붕괴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등 반민족적 언사를 일삼아도 TV에서 빠르게 올라가는 성금액을 보면서 615 공동선언의 정신과 통일의 기운을 느낀 것은 나뿐만이 아닐 것이다. 이렇게 시작하는 것이 통일이고, 서로 돕고 하나되는 것이 통일이라는 것을 우리 민중들은 어려운 삶 속에서도 아낌없이 내는 성금 한푼, 한푼으로 증명하고 있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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