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개] 제7회 인디애니페스트

국내 유일의 독립애니메이션 축제인 인디애니페스트가 오는 22일(목)부터 27일까지 6일간 서울애니메이션센터에서 열린다. 이번 영화제에서 상영되는 110편의 독립애니메이션에는 자본으로부터 자유로운 작품 만들기에 나선 감독들의 개성이 가득 담겨있다.

개막작 중 하나인 강민지 작가의 「Natural Urban Nature」(위 사진)는 회색빛의 네모진 도시공간에 갇혀있던 우리의 자연적 감수성을 일깨운다. 작가는 실제 말린 꽃잎과 나무이파리를 화면에 그대로 갖다 붙인 오브제 방식을 이용했다. 활기차고 자유분방하게 움직이는 꽃잎의 모습은 자신을 가둔 각진 화면에서 벗어나려는 발버둥처럼 느껴진다. 화면에 집중하다보면 어느새 도시에서 벗어나 들꽃향기 나는 산들바람을 맞으러 때 묻지 않은 자연으로 나가고 싶어진다.

학생공모부문 상영작인 김예원씨의 「LANGUAGE」도 주목할 만하다. 작가는 주인공 소년Q의 머리를 만화책에서 자주 보던 말풍선 모양으로 표현해 우리의 시선을 잡아끈다. 커다란 말풍선 모양 머리를 자세히 들여다보니 말풍선은 외국어로 꽉 차있다. Q의 머리를 보고 있자면 시험과 취업을 위해 많은 시간을 외국어 공부에 할애한 우리의 모습이 떠오른다. 능숙한 외국어 구사를 목적으로 해외로 유학을 떠난 소년. 그의 머리는 언어를 배우면 배울수록 풍선처럼 부풀어 올라 “빵”하고 터지기 직전의 상태까지 이른다. 외국어 지식이 늘면 언어의 장벽도 눈 녹듯 사라질 거란 소년의 희망과는 반대로 말풍선이 부풀어 오르면 오를수록 소년의 마음 속 소통의 벽도 같이 부풀어만 간다. 소통할 수 없는 말의 탑 앞에 괴로워하던 소년은 유창한 언어 실력보다는 서로의 마음이 맞닿는 것이 중요하다고 깨닫는다.

“고층건물로 꽉 막혀 답답한 서울도 문명의 벽을 걷어내니 사람뿐”이라는 김영근, 김예영 작가는 일반공모부문에 「City」를 공모했다. 「City」는 우리가 만들어낸 물질문명에 역으로 종속되는 우리 자신에 대한 연민을 그려내고 있다. 바쁜 지하철역 승강장에는 멋진 옷을 빼입고 지하철을 기다리는 사람들로 가득하다. 하지만 지하철, 승강장, 에스컬레이터, 옷과 같은 근대적 산물을 모두 지우니 이곳에는 덩그러니 벌거벗은 사람들만 남았다. 이 불쌍한 날것들은 자신들이 왜 이러한 삶의 패턴을 반복해야 하는지도 모른 채 숨 돌릴 틈 없이 알 수 없는 힘에 이끌려 지하철을 타고 오늘도 일터로 떠난다. 문명을 한층 벗겨내고 난 도시 속 인간 본연의 순수에 대한 작가의 간절한 그리움이 느껴지는 작품이다.

새로운 시도와 재치 있는 표현이 돋보이는 이번 인디애니페스트는 “7회를 맞이해 세상을 희망의 빛으로 새롭게 ‘칠’해보겠다”며 재치 있는 슬로건을 내걸었다. 삭막해진 우리 마음에 형형색색 밝은 물감을 칠해주고 싶어 안달이 난 인디애니메이션. 개강 후 다시 시작된 바쁜 일상으로 전환점이 필요한 요즘, 우리 가슴에 저마다의 희망을 칠하고 오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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