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 오상택-Modern Life
사진작가 오상택씨의 「오상택-Modern Life」가 오는 2일(일)까지 서울대 미술관 MoA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에서는 일상 속 평범한 소재와 장면들을 독특하게 연출하며 현대인에게 관심을 기울여온 그의 근작 40여 점을 만나볼 수 있다.

커다란 옷장에 명품 옷 한 벌만이 치맛자락을 펄럭이며 걸려있다. 「Closet_36」(2011)은 언뜻 보기에 여느 옷장의 모습과 다름없어 보인다. 하지만 그림으로 그린 것 같은 옷장과 거추장스러운 옷의 모습은 보면 볼수록 낯설게 느껴진다. 옷을 입어 자신을 꾸미기는커녕 옷장에 걸어두고 그저 바라만 보고 있을 사진 밖 누군가의 모습은 자린고비의 거울상을 보는 것 같다. 작가는 이러한 연출을 통해 물질적 가치에 매달리는 현대인의 욕망을 에둘러 꼬집는다. 「Closet_36」은 물질적 가치를 언젠가부터 다만 바라보고 감탄하는 용도로 바라보는 현대인을 담는 그의 독특한 방식을 느낄 수 있는 작품이다.
현대인들의 내면을 필름 위로 옮긴 오작가는 신랄한 비판도, 안타까움도 쉽사리 드러내지 않은 채 담담한 시선으로 현실을 바라본다. 그의 필름에 아로새겨진 피사체는 현대인이란 이름으로 살아가는 수많은 ‘나’의 모습이다. 이번 전시를 통해 정신없이 흘러가는 일상에서 잠시나마 벗어나 잊고 있었던 나의 내면을 들여다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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