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온난화로 인한 기후 변화와 자연재해를 예방하기 위한 ‘지속가능한 발전’은 21세기의 주요 화두다. 서울대도 이런 시류에 발맞춰 ‘지속가능한 친환경 서울대’ 선언을 통해 학내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려는 노력을 기울여왔다. 하지만 아시아에너지환경지속가능발전연구소(AIEES)에 의하면 올해 서울대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국내 대학 중 가장 많은 약 10만tCO2eq이다.

지난해 9월 국토해양부가 지정한 온실가스 관리 요망 기관인 서울대는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려 태양에너지 시설을 비롯해 수소연료전지, 전기 셔틀버스를 도입했다. 하지만 이러한 방법은 시설 마련과 유지에 드는 비용에 비해 감축되는 온실가스 배출량이 적어 실효를 거두기가 어렵다. 태양 에너지 시설의 경우 일사량이 높고 면적이 넓은 곳에만 설치할 수 있어 보편적인 캠퍼스 에너지 절약 시설이 될 수 없는데다, 초기투자비와 발전단가가 높다.

전기버스의 도입도 비효율적이기는 마찬가지다. 전기버스 한 대 가격이 6억5천만원이고, 차량 배터리의 가격은 1억원이지만 5년마다 교체해줘야 하는 등 서울대가 녹색 운송수단 프로그램을 위해 들여야 하는 비용은 328억원이라고 한다. 비록 환경부가 재정지원을 해준다지만 2013년까지 46대의 전기버스와 114대의 전기자동차를 마련하고 교내 태양열 시설을 이용해 차량 배터리 충전에 필요한 전기의 일부를 공급한다는 학교의 계획은 체계적인 분석에서 나온 것으로는 보기 어렵다.

서울대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비교적 적은 비용을 들여 효율적으로 감축할 수 있는 대안을 적극적으로 모색해야 한다. AIEES에 의하면 서울대 전체 온실가스 최다 배출원(약 75%)은 건물에서 소비되는 전력이다. 하지만 서울대가 이를 줄이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지는 의문이다. 학교 차원에서 모든 건물 내에 대기전력절전기를 설치하는 등 낭비 전력을 줄이는 전력관리시스템을 마련하는 것만으로도 상당한 양의 온실가스 감축이 가능하다. 그리고 건물의 수를 무작정 늘리는 원칙 없는 개발을 지양하고 기존  건물을 활용하는 것도 건물에서 소모하는 전력을 줄이는 길이 될 수 있다.

이와 같은 노력과 함께 서울대는 학내 구성원을 대상으로 건물소비전력 절약을 권고하고 온실가스 배출이 과다하다는 의제를 구성원들에게 알려야 한다. 서울대는 학생들의 친환경 의식을 고취하기 위해 ‘녹색생활과 소비’ 등의 수업 개설, 그린 리더쉽 프로그램 운영, SNU 그린리더 공모전 개최 등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하지만 이런 프로그램에는 환경에 관심있는 학생만이 참여하기 때문에 전체 학내 구성원의 의식을 전환할 수 있는 친환경 의무교육을 시행하는 등 폭넓은 노력이 필요하다.

‘지속가능한 SNU’는 전시행정용 시설 도입이 아니라 실질적인 에너지 효율을 높이기 위한 체계적인 분석이 있어야 이뤄질 수 있다. 효율적인 전력절약시설이 설치되고, 학내 구성원들이 온실가스 과다 배출에 대한 경각심을 가지도록 하는 교육이 시행된다면 서울대는 202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35% 감축하려는 계획에 다가설 수 있을 것이다.

최지원
불어불문학과·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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