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8일 법인화 반대를 위한 동맹휴업이 진행됐다. 그동안 법인화 반대 운동은 비상총회 이후 총학생회를 비롯한 소수 학생들에 의해서만 진행돼 왔기 때문에 동맹휴업은 이에 대한 전체 학생들의 참여를 이끌어 낼 중요한 계기였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번 동맹휴업은 그 중요성을 제대로 드러내지 못해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나는 지난 5월 비상총회에 참여했다. 2천명이 넘는 많은 학생들이 확고한 책임의식을 갖고 참여한 비상총회의 분위기는 열정적이었다. 하지만 이번 동맹휴업에서는 그와 같은 열정은 찾아볼 수 없었다. 나는 이번 동맹휴업이 처음의 열기를 잃고 점점 식어가는 법인화 반대 운동에 중요한 전환점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생각해 동맹휴업일 아침 들뜬 마음으로 학교에 왔다. 그러나 당연히 휴강을 할 줄 알았던 수업은 평소와 다를 것 없이 진행됐고 주변 사람들도 휴강을 했다는 사람은 단 한명도 없었다. 뿐만 아니라 총투표를 요구하는 서명운동에 참여하는 학생들도 2,048명이라는 목표치를 달성하기에 한참 부족했다. 이는 2천명이 넘는 학생들이 참여해 30분 이상 줄을 서야 회장에 입장할 수 있었던 비상총회와는 판이하게 다른 모습이었다. 나는 이에 적잖이 실망을 했으며 동맹휴업 선포식에도 참여하지 않았다.

선포식에 참여했던 동기는 예상했던 대로 선포식에 모인 사람의 수가 200명 정도에 불과했으며 그나마도 확고한 의지가 있어 보이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 그는 연설의 내용도 참신하지 않았고 마음에 와 닿지 않아 선포식이 끝난 뒤 이어진 행진에는 참여하지 않았다고 했다. 나는 행진 시간에 학내에 있었음에도 행진 사실을 알지 못했을 만큼 학내에서는 별다른 동요가 없었으며 광화문 시위에 대해서도 다음날 아침 인터넷 뉴스를 통해서야 접할 수 있었다.

부총학생회장 두헌씨는 이번 동맹휴업의 목적이 “국정감사 기간에 우리 학교의 법인화 문제를 이슈화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학내에서조차 이슈화되지 못한 동맹휴업이 과연 학외에서 얼마나 이슈화될 수 있을지 의문이다. 만약 총학생회의 말대로 이번이 정말 법인화를 막을 수 있는 마지막 기회였다면 법인화는 이미 돌이킬 수 없는 기정사실인듯하다.

하지만 아직 기회가 있다면 총학생회는 좀 더 많은 학생들의 참여를 이끌어 낼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 현재 학내에는 법인화 반대 운동에 공감하지 못하는 학생들이 많은 실정이다. 그렇기에 총학생회는 대외적 활동에 앞서 전체 학생들의 공감과 참여를 이끌어 내기 위한 적극적인 학내 활동을 추진해야 할 것이다. 학생들에게 법인화가 초래할 영향을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학생들을 설득할 수 있어야 한다. 총학생회의 주장처럼 진정 서울대의 법인화가 정당하지 않다면 학생들에게 그 사실을 확실히 납득시키길 바란다. 그렇다면 나도 당당히 촛불을 들고 광화문으로 향할 수 있을 것이다.

조만호
농생명공학계열·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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