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한 ‘끈‘이 인도하는 광활한 ‘우주‘의 세계

▲ © 그래픽: 김응창 기자

지난달 20일(화) 독일 훔볼트 재단은 2004 베셀상을 초끈이론(Superstring theory: 끈이론의 발전된 형태) 연구를 해온 이수종 교수(물리학부)에게 수여한다고 발표했다. 베셀상은 학문 분야와 관계없이 우수한 연구 업적을 이룬 전세계 45세 이하의 ‘젊은 연구자‘에게 주는 상이다. 20세기 초 아인슈타인이 주창한 상대성 이론이 뉴턴역학의 패러다임을 깨뜨렸듯 1984년 슈바르츠와 그린에 의해 주창된 끈이론(String theory)이 상대성 이론에 반기를 들면서 현대 물리학의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끈이론은 물질의 최소단위를 점과 같은 입자로 보는 기존의 관점과 달리 끊임없이 진동하는 끈으로 보는 이론이다.

 

이 교수는 “끈이론은 양자현상과 중력간의 모순관계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나왔다“며 끈이론의 발생배경을 설명했다. 물질을 무한히 쪼개서 점과 같은 구조의 기본 구성단위를 찾는다고 할 때, 양자역학에서 하이젠베르크 불확정성 원리에 따르면 거리나 크기가 줄어들수록 에너지가 증가한다. 특수상대성이론(E=MC2)에 따르면 에너지 증가는 곧 질량이 증가하는 것과 같으며, 일반상대성이론에 따르면 질량 증가는 중력의 크기가 무한대로 발산되는 모순을 낳는다. 그러나 끈이 물질의 최소단위라면 크기가 전혀 없는 점과는 달리 적절한 크기를 갖게 되므로, 크기와 거리의 최소범위가 생기게 된다. 따라서 제시한 에너지와 질량, 그리고 중력간의 관계에 따라 중력의 크기가 무한대로 발산하는 문제를 방지할 수 있다.

 

 

물질의 최소단위를 ‘끈‘으로 보는 초끈이론

 

 

이 교수는 "끈이론은 거시적 세계를 설명하는 상대성 이론과 미시적 세계를 설명하는 양자역학간의 모순을 제거함으로써 자연계의 4대 힘(중력, 강력, 약력, 전자기력)을 하나의 통일된 체계에 의해 설명할 수 있는 통일장 이론의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초끈이론은 우주의 발생원리를 설명할 때 기존의 상대성 이론에 의한 대폭발(Big Bang) 이론의 모순을 해결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기존의 빅뱅이론에서는 우주의 크기가 ‘0‘이고 에너지가 무한한 초기 우주가 130억 년 전 대폭발로 탄생했다고 설명했지만, 양자역학과 일반상대성 이론 사이의 모순으로 인해 초기 우주의 변화를 설명하지 못했다. 그러나 이 교수의 끈이론 우주론에서는 우주의 크기가 ‘0‘이라는 개념 자체가 성립하지 않으므로 대폭발 시점은 존재하지 않고 우주는 오랫동안 아주 작은 크기로 존재해왔다고 본다. 이 교수는 “끈이론은 기존의 유한 우주에 대한 세계관과 철학의 대변화를 요구하는 충격적인 발견“이라고 말했다.

 

우주, 대폭발로 생성된 것이 아닌 예전부터 존재했던 것

 

 

그러나  끈이론 역시 현재로서는 완벽하지 않다. 끈이론이 나노세계보다도 훨씬 작은 극미의 세계를 다루므로 현재의 기술로는 실험을 통해 증명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끈이론의 검증을 위해서는 우주의 모습을 연구하여 초기 우주를 유추하는 방법을 이용해야 한다. 그러나 이를 위해서는 10년 이상의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에 물리학의 패러다임으로 완성되려면 앞으로도 심층적 연구가 필요하다.

 

 

 

한편 이 교수는 초끈 이론과 관련해 우주의 생성과 기원 말고도 비섭동 양면성과 홀로그래피 원리와 관련한 핵력현상을 연구했다. 비섭동 양면성은 끈 사이의 힘이 큰 영역에서는 물질의 최소 단위가 5차원의 구조를 가지는 새로운 단위로 바뀌는 것인데, 이는 물질의 최소단위가 힘의 크기에 따라 유동적인 개념임을 의미하는 것이다. 또 원자핵의 구성 단위인 쿼크의 구속현상에서 작용하는 힘을 10차원의 중력으로 대응시켜 결과를 도출한 연구는 ‘획기적인 발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이 대응관계는 3차원의 공간을 2차원에 담는 홀로그램과 비슷하며, 새로운 물리학의 법칙으로 보편적으로 적용된다고 여겨져 ‘홀로그래피 원리‘라고 불린다. 이 교수는 “우주론 실험․관측을 통하여 끈이론을 검증할 수 있는 독창적인 방법들을 연구할 것이며 홀로그래피 원리의 실체가 무엇인지 밝히는 것에도 주력할 것“이라고 앞으로의 계획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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