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개] 낙성대 골목예술전

오는 13일(목)부터 사흘간 오전 10시 30분부터 오후 8시 30분까지 낙성대 인헌초등학교 건너편 골목 일대에서 제4회 골목예술전이 열린다. 매번 골목예술전은 낙성대 주민과 전문 작가의 출품작들로 꾸며진다. 이번 제4회 골목예술전에서도 회화, 도예, 사진, 북아트, 조각, 인형, 쿠키 클레이 등 다양한 분야에서 어른 30명, 어린이 32명이 자신의 작품을 출품했다.

골목예술전은 관악구청 근처에서 작은 공방을 하고 있는 김금자 작가에 의해 지난 2008년 첫 걸음마를 내딛게 됐다. 그는 “예술을 꼭 미술관에서만 접해야 하는 법은 없다”며 “집 옆의 가까운 골목에서도 예술을 만날 수 있는 기회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 고민하다 골목예술제를 열게 됐다”고 말했다. 그의 말처럼 골목예술전은 매회 ‘일상과 예술의 소통’이라는 슬로건 아래 열리고 있다.

이번 골목예술전에서는 특히 4년 동안 같은 곳에서 찍어 모은 낙성대 정문의 모습을 전시한 양시영 작가의 사진작품들(사진)이 눈에 띈다. 장마철 장대비에 뿌옇게 가려진 정문, 지붕 위에 단풍잎이 어지러이 쌓인 정문에서 흰 눈이 소복이 쌓여 더 도드라진 정문까지. 낙성대 정문이 친숙한 동네 주민들은 양 작가의 사진 한 귀퉁이에서 모두 저마다의 추억을 발견하고 그때 그 순간의 기억을 떠올려 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한편 김금자씨와 함께 골목예술전을 주최하는 단체 ‘야유’에서 만든 설치작품도 흥미롭다. 작품은 골목에 빨랫줄을 걸고 이웃 주민들에게서 걷은 빨래를 널어 만들었다. 서로 다른 곳에서 온 빨래가 한 줄에 다닥다닥 걸려 있는 모양은 비좁은 골목을 사이에 두고 옹기종기 모인 동네의 모습과 닮았다. 이따금 선선한 가을바람도 빨랫줄에 걸려 빨래들이 스치며 나부낀다. 작품은 이를 통해 서로 부둥키며 살아가는 이웃 간의 삶에 대한 소소한 그리움을 말한다.

짧은 일상의 순간도 예술과 함께하는 모습을 그리며 우리 주윗길을 파고든 골목예술전. 삶의 터전에 스민 예술로 주민은 마음의 풍요를, 작가는 창작의 소재를 발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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