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관기] 클라인 쿤스트 파티 vol.3

지난 3일(목) 8시부터 논현동에 위치한 복합문화예술공간 ‘플래툰 쿤스트할레’에서는 「클라인 쿤스트 파티 vol.3」가 열렸다. 독일어로 ‘작은 예술 파티’라는 뜻의 「클라인 쿤스트 파티」는 아티스트와 관객들이 한자리에 모여 음악과 비디오아트, 연극, 무용을 자유롭게 즐길 수 있는 파티다.

조명이 꺼진 어두운 무대 위에서 첼로 소리가 묵직하게 울려 퍼지며 파티는 시작됐다. 뉴욕에서 온 ‘라이브 푸티지 브룩클린’의 연주는 전자 첼로의 웅장한 소리와 드럼의 경쾌한 비트가 한데 어우러져 관객으로 하여금 꿈을 헤매는 듯한 느낌을 줬다. 비디오 아티스트 브라이언 하우스가 연주 간간이 무대 뒤 스크린에 명암이나 색, 질감을 변형시킨 뉴욕시내의 전경을 비췄다. 첼로와 드럼이 빚어내는 몽환적인 음색에 마천루가 빽빽히 들어선 대도시의 영상이 더해져 관객들은 영화의 한 장면을 보는 착각에 빠져들었다.

‘라이브 푸티지 브룩클린’의 공연이 끝나고 서울대 공연예술학 협동과정생들의 신체극 퍼포먼스 「Veritas lux mea」가 시작됐다. 다음달 7일(수)부터 9일까지 학내에서 공연될 「가면과 거울: 오레스테이아 ver.1.3」의 일부를 발췌해 짤막하게 재구성한 극은 고대 그리스의 비극 『오레스테이아』를 현대적으로 풀어냈다. 인간의 삶과 죽음은 논리만으로는 설명될 수 없다. 사람의 복수심도 마찬가지. 죽음과 복수가 동반하는 충격 역시 아마도 이에 기인할 것이다. 복수와 그에 따른 죽음이 계속 반복되는 극은 이 충격을 어떻게 하면 선명히 이미지화할 수 있을까 고민하다 원작의 인과관계를 해체시켰다. 그 결과 극에는 논리로는 따질 수 없는 우연과 극대화된 몸짓만이 남았다. 자기 딸을 제물로 바치는 아가멤논의 모습을 딸에게 붉은 꽃가루를 뿌리는 것으로 표현한 장면은 연출진의 표현력이 돋보인 장면이었다.

공연의 끝 무렵 ‘627 아트 퍼포먼스’의 리더 김종성의 무용 공연도 관객의 흥을 돋웠다. 그는 DJ. REIGN의 감성적이고 다채로운 사운드에 맞춰 현대무용 및 재즈 등의 여러 춤을 응용해 인간의 감정을 온몸으로 표현했다. 막바지에는 앞자리에 앉아있던 관객들과 함께 춤을 추며 파티의 분위기를 한층 돋우기도 했다. 한껏 고조된 분위기에서 시작된 ‘에브리원즈 파티’에서는 에너지 넘치는 음악에 맞춰 관객들 모두가 자유롭게 몸을 흔들며 「클라인 쿤스트 파티」의 밤을 즐겼다.

매번 「클라인 쿤스트 파티」를 기획하고 주최하는 문화예술기획 네트워킹그룹 aap의 이혜령씨는 “파티문화라 하면 우리나라 사람들은 흔히 클럽파티를 생각하는데 파티를 즐길 수 있는 방법은 다양하다”며 “우리나라의 파티문화에 대한 전반적인 인식이 변화되길 바라며 「클라인 쿤스트 파티」를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문화육성사업에 사용할 기부금을 모으고 여러 예술을 대중과 함께 즐기고자 파티를 연다는 이들. 문화 인큐베이터로 자리매김하길 꿈꾸는 이들의 작은 예술 파티가 계속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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