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화  김영산 지음, 창작과 비평사, 6천원 

1990년 『창작과 비평』에 「冬至」외 6편의 시를 발표하며 등단한 작가의 두 번째 시집. 시인은 새로이 발견한 벽의 의미를 연작 8편의 시로 풀어냈다. ‘불빛이 일렁이는 부엌’이나 ‘공단 앞 목욕탕의 벽에 어른거리는 그림자’ 등과 같은 시어로 현대 도시인의 고독을 형상화했다. 시인이 발견한 ‘현대판 벽화’의 의미를 발견하는 동시에, 오늘날 모든 죽어가는 것들에 대한 연민의 정을 느낄 수 있다.

 

 


신탁의 밤 폴 오스터 지음, 황보석 옮김, 열린책들, 9500원

 

『거대한 괴물』로 93년 프랑스 메디치 상을 수상한 작가가 1년 만에 내놓는 신작소설. 세상은 일관된 질서가 아닌 우연한 사건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공상과 현실의 경계 또한 무의미하지 않는가 하는 물음을 제기한다. 파란 포르투갈제 공책을 산 이후로 그곳에 소설을 쓰며 몽환적인 삶을 사는 주인공의 모습을 통해, 대표적인 아방가르드 작가의 고독한 세계관을 엿볼 수 있다.

  

청춘의 문장들 김연수 지음, 마음산책, 9천원

 

『가면을 가리키며 걷기』로 알려진 30대 작가가 지난날을 되돌아 보며 쓴 산문집. 작가는 이백과 두보의 시, 김광석의 노랫말 등 자신의 젊은날을 사로잡았던 아름다운 문장들과 함께 유년의 추억, 성장통을 앓았던 청년기, 글을 쓰게 된 계기 등을 풀어놓는다. 지난 인생에 대한 결산의 의미가 있는 이 책에서 그는 지난날의 삶을 이야기하는 이유를 ‘다시 앞으로 달려가기 위함’이라고 말하고 있다.

 

 

망각의 강 레테 하랄트 바인리히 지음, 백설자 옮김, 문학동네, 1만2천원

 

저자는 인간이 ‘망각의 동물’이라며 플라톤, 괴테, 프로이트 등의 저서를 통해 사람들이 망각에 대처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일례로 저자는 프로이트 저서의 ‘무의식’과 ‘망각’을 동일한 개념으로 볼 수 있다며, 프로이트는 망각의 사례에 숨어 있는 보편적 동기를 불쾌감이라고 해석한다고 말한다. 인간은 속상한 것을 쉽게 잊어버림으로써 불쾌감을 방지한다는 것이다.

 

메이팅 마인드 제프리 밀러 지음, 김명주 옮김, 소소, 3만2천원

 

저자는 다윈의 진화론이 인간의 본성을 설명하지 못한다며 인간의 마음이 생존 기계로서가 아닌 구애 기계로서 진화했다고 말한다. 인간 마음의 독특한 측면들이 조상들의 ‘짝 고르기’를 통해 진화했다며 ‘성 선택론’을 소개한다. 사람들이 흔히 재치 있고 관대한 상대와 사랑에 빠지는 것은 재치와 관대함이 성적 매력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은 흥미롭다.

 

 

황사 21세기평화연구소 지음, 동아일보사, 1만2천원

 

‘황사’라고 하면 보통 중국에서 불어오는 모래바람 정도로 인식하지만, 환경 문제가 중요한 사회적 관심으로 떠오르면서 황사에 대한 관심과 연구도 활발해지고 있다. 한국과 중국의 학자 및 전문가로 구성된 연구단의 탐사 보고서인 이 책은 황사의 심화 현상이 사막화 현상이나 대기이동과 같은 자연적 이유에 기인한 것이 아니라 무분별한 산업 활동에 의한 것임을 밝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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