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착한 부동산 골목바람'

서울 관악구 신림 5동 골목에는 사람 냄새 나는 동네를 만들기 위해 날마다 분주한 사람들이 있다. ‘착한 부동산 골목바람’의 조희재 대표와 3명의 직원들이다. 이들은 기초생활수급자들에게는 중개 수수료를 받지 않고 일반 세입자들로부터 받은 수수료의 3%는 세입자 명의로 지역 사회단체에 기부하는 독특한 원칙을 바탕으로 부동산을 운영한다.



사회복지사로 활동하던 조희재 대표는 공인중개사 시험 준비 2년 차에 이르러 부동산 중개업과 자신의 전공분야인 복지를 조화시킬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더불어 그의 긴 자취생활은 부동산 중개업무의 중요성을 깨닫게 해 준 경험이었다. 그는 “부동산 중개업자들로부터 필요한 정보를 구체적으로 제공받지 못하고 섣부르게 계약해 자취생활 동안 이사한 횟수만 10번이 넘는다”며 “누군가 나와 같은 시행착오로 피해를 보지 않도록 고객들에게 좋은 공인중개사가 되겠다고 결심했다”고 말했다.

‘착한 부동산’을 열겠다는 꿈을 갖고 그는 올해 4월 신림동에서 부동산 중개업을 시작했다. 그는 “신림동은 저가 원룸촌이 형성돼 있어 젊은이가 많다”며 “2,30대 초반의 젊은이들, 특히 상경해 사회에 첫걸음을 내딛는 젊은이들이 모여있는 이곳에서 일을 시작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그는 관악주민연대, 관악사회복지관 같은 풀뿌리 지역 시민단체들을 통해 도움을 요청하는 갓 상경한 젊은이들이 안정적으로 서울에 정착하는 것을 돕는다. 그리고 젊은 세입자들이 다시 시민단체를 통해서 지역사회를 위해 봉사활동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열어주고 있다.

또 조희재 대표는 혼자 원룸에서 생활하는 젊은이들을 위해 ‘세입자 모임’을 주도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부동산 공인중개인은 고객이 잔금을 치르고 계약절차가 완료되면 고객과의 인연도 끝이지만 조 대표는 더 분주해진다. 공감대가 비슷한 세입자 고객들을 연결해주는 새로운 임무를 수행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는 정기적으로 세입자 고객들과 함께하는 등산 등의 모임을 만들어 그들이 서로 심리적으로 의지할 수 있는 지지대를 마련해주기 위해 노력한다. 그는 “혼자 살고 있는 젊은 사람들이 서로를 만나 위안을 얻고 일상생활 속의 피곤함을 풀어내는 것을 보면서 중개업의 새로운 보람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신림동 특성상 임대와 소액계약이 많기 때문에 조희재 대표는 높은 수익을 올리지는 못한다. 그러나 그는 “많은 중개 수수료를 통해 이익을 내는 일은 중요하지 않다”며 “장기적으로 사람들 사이의 끈끈한 관계를 통해서 우리 지역사회가 기대할 수 있는 이익이 더 클 것이라고 믿는다”고 전했다.

문을 연 지 겨우 7개월을 맞았기 때문에 골목바람이 지역사회에 가져온 변화는 아직 미미하다. 그러나 따뜻한 지역사회를 갈망하는 조 대표는 꿈꾸길 멈추지 않는다. “우리 착한 부동산 골목바람에서 시작한 움직임이 훗날 우리 지역사회가 사람 냄새 풍기는 동네가 되게끔 이바지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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