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박

수박
안나

검푸른 지구가 나를 본다

흰 부채로 날리는 여름

무심코 본 능선에 비가 오고 있다

대청마루에 개미가 기어오른다

풀물이 든 광목바지를 비에 말린다

눅눅한 화선지를 베지 못하는 난蘭

어눌한 여름이지만 복안腹案은 농담濃淡없이 수박을 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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