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년교수 인터뷰] 고철환 교수(지구환경과학부)

 

자연대 지구환경과학부

“교수가 된 덕에 현실과 이상을 넘나들며 마음껏 사고할 수 있어 행복했다”고 지난 시절을 회고한 고철환 교수는 “교수로 보낸 지난 30여년의 세월이 짧게 스쳐 지나갔다”고 퇴임 소회를 밝혔다.

학부 시절 식물학을 전공한 고 교수는 독일 키일대에서 해양생물학을 공부했다. 그는 독일에서 스쿠버다이버로 활동하며 해양생물학을 공부했던 당시를 ‘모험심을 발휘한 시기’라고 회상했다.

이후 1981년 서울대에 부임한 고 교수는 학교에서 겪은 가장 큰 어려움으로 ‘연구’를 꼽았다. 그는 “연구자는 연구의 자기화, 토착화, 고유화를 이뤄내야 한다”며 “이를 위해 노력하는 한편 실패를 과정으로 받아들여야 했던 생활은 늘 긴장 속에 있었다”고 말했다.

“사회활동에서의 배움도 큰 즐거움이었다”는 그는 다양한 외부 활동에 꾸준히 참여했다. 고 교수는 1990년대 초 민주화를위한전국교수협의회 의장을 맡았을 당시 경상대 교수들이 쓴 『한국사회의 이해』 책이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기소되자 이에 저항해 결국 교수들의 무죄를 이끌어냈다. 또 그는 자신의 연구 성과를 바탕으로 사회단체 활동에 나서기도 했다. 특히 서해안 갯벌에 대한 연구 결과는 시민환경연구소, 새만금생명학회 등이 펼친 갯벌보전 노력의 밑거름이 됐다.

앞으로의 계획을 묻는 질문에 “퇴임 후에는 스스로 독립해야 할 텐데 새로운 일에 도전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겸손히 답한 그의 어조는 후학들에게 조언하는 대목에서 사뭇 달라졌다. 그는 “인생은 노력의 과정”이라며 “타인이 강요한 타율적 노력이 아닌 스스로 힘을 쏟은 ‘체화된 노력’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체화된 노력은 늘 스스로의 부족함을 느끼고 치열하게 사는 데서 온다”는 그가 퇴임 후에도 ‘치열한 투쟁적 삶’을 살 것은 분명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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