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년교수 인터뷰] 김기호 교수(환경조경학과)

 

환경대학원 환경조경학과

아시아에너지환경지속가능발전연구소(AIEES)에서 만난 김기호 교수의 정년 소감은 “아쉽지 않다”였다. 그는 “‘commencement’라는 단어의 두가지 의미처럼 정년퇴임은 교수의 ‘졸업식’이자 또 다른 삶의 ‘출발’”이라며 “사회에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지 고민하는 지금이 기쁘다”고 소회를 밝혔다.

학부 시절 건축학을 전공하고 졸업 후 미국 건축 설계 사무소에서 실무 경험을 쌓은 김 교수는 한국에 돌아와 1979년 환경대학원 교수로 임용됐다. 그는 “도시 설계·건축과 환경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라며 건축에 있어서 환경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한국 도시건축에 대한 생각을 묻는 질문에 김 교수는 “우리나라의 도시는 경제성만을 최고의 가치로 삼은 ‘죽은 도시’”라며 “도시를 설계할 때는 경제성, 환경성, 사회성을 모두 고려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실제로 김 교수는 이러한 삭막한 도시를 살릴 수 있는 대안을 찾기 위해 연구를 진행하고 그 결과를 『도시의 생명력, 그린웨이』라는 책으로 펴냈다. 그의 연구가 집약된 이 책을 통해 그는 한강시민공원-용산공원-남산-청계천-서울숲을 연결하는 ‘한강 그린웨이’를 제안하기도 했다.

김기호 교수는 해외 교수들과 만난 경험을 들려주기도 했다. 그는 “외국 교수들은 서울대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며 “한국도 이제는 지식과 경험의 소비자가 아닌 생산자가 돼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연구를 위한 연구가 아니라 실제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연구를 해야 한다”며 “방향과 목적에 대한 고민이 중요하다는 말을 후학들에게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퇴임 후 그는 지금까지와 마찬가지로 한국의 도시를 재건축하고 답답한 도심에 생명력을 불어넣을 방법을 계속 연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생명력이 있는 도시를 만드는 대안을 찾고 그 결과를 책으로 펴냄으로써 꾸준히 사회에 아이디어를 제공할 것”이라는 김 교수의 포부에서 생명력을 부여받아 다시 태어날 도시의 ‘푸른’ 미래가 엿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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