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년교수 인터뷰] 권병두 교수(지구과학교육과)

 

사범대 지구과학교육과

“30년간 우수한 학생들을 가르치고 그들과 함께 연구할 수 있어 영광이었다”며 정년 소감을 밝힌 권병두 교수. “어려웠던 시절부터 함께 고생해온 선·후배와 제자들에게 감사하다”는 그의 연구실은 이미 떠날 준비가 마무리된 듯 정갈했다.

그가 1977년 미국에서 석유 탐사기술을 전공하고 귀국했을 당시만 해도 국내 지구물리학은 미숙한 단계에 있었다. 권 교수는 “연구 인력은 적고 지질 조사를 위한 기기도 없는 상황이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지하자원 탐사를 대부분 외국에 의존하던 때 그는 직접 국내 대륙붕들을 조사·분석하며 석유 탐사기술 자립에 힘썼다.

이후 그는 국내에 지구물리학을 정립하기 위해 후학 양성에 노력을 기울였다. 전공 분야였던 지하자원 탐사 외에도 국내 여러 지역으로 학생들과 함께 야외 조사를 나서곤 했다. 권 교수는 “제자들이 사회 각계에서 활약하는 모습을 볼 때마다 보람을 느낀다”며 “국내 지구물리학 분야가 본격적으로 넓어지는 데 나름 보탬이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기초학문인 지구과학을 가르치는 데 여전히 어려움이 많다고 말했다. 지구과학 교과가 대학입시와 관련이 적다는 이유로 교육 현장에서 무시받는 경우가 허다하기 때문이다. 그는 “서울대 학생들도 치의학대학원 등에 진학할 때 도움이 되는 화학이나 생물에 더 관심을 갖는다”며 씁쓸해 했다.

권 교수는 이어 교육 과정 개선 방향에 대한 의견을 내놓았다. “지구과학은 여러 분야의 지식이 필요한 종합적 학문”이라며 “입시에 얽매이지 않고 다른 분야와 연계해 가르치는 방향으로 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끝으로 권 교수는 지구과학 분야의 중요성과 사회적 가치를 역설했다. 그는 “대체에너지, 친환경 자원개발 등이 각광받고 있는 만큼 앞으로 지구과학 분야에 대한 사회적 수요가 커질 것”이라며 “당장은 비전이 없고 어려워 보이더라도 학생들이 차근차근 실력을 쌓아 사회에 기여하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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