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내기 인터뷰] 김호준씨(바이오시스템·조경학계열·12)

 

사진: 주현희 기자 juhieni@snu.kr

 

“서울대 합격 소식을 듣고 날아갈 듯 기뻤다”며 여느 새내기와 같이 천진난만하게 합격소감을 밝힌 김호준씨. 그는 여주자영농업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올해 농업계열고교 졸업자를 대상으로 한 수시모집 기회균형 전형으로 당당히 서울대학교에 합격했다. 일반 인문계고등학교와 과학고등학교 출신 학생 비율이 상대적으로 많은 자연계에서 실업계인 농업고등학교(농고) 출신 학생이 농생대에 합격한 일은 다소 드문 일이다.

김씨는 중학교 시절 과학 시간에 도면 설계에 대한 과제를 하면서 공간 설계에 대한 적성을 발견했고 이 경험은 이후 조경 설계에 관심을 갖는 계기가 됐다. 김씨가 농고 진학을 염두에 두게 된 결정적인 계기는 중학교 3학년 때였다. 김씨가 재학하던 중학교에 농고에서 교편을 잡았던 교장선생님이 새로 부임하면서 그에게 농고 진학을 권유하게 됐다. 교장선생님은 김씨에게 평소 그가 관심이 있었던 공간 설계를 조경과 관련해 전문적으로 배울 수 있는 여주자영농고를 추천했고 김씨는 그 조언을 받아들여 농고에 진학했다.

김씨는 농업고등학교에서의 추억들을 회상하며 “여수자영농고에서는 전체 교과목 중 농업과 관련된 교과목이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며 일반 인문계고등학교와의 차이점을 설명했다. 일반 인문계고등학교와는 다른 농고만의 시스템에서 김씨는 지게차, 트랙터, 굴삭기 등의 농기구들을 다루는 법을 익히고 자격증도 땄다. 또한 그는 “가끔 밭에 가서 고구마와 감자를 캐거나 가지를 치는 등 자연과 가까이 지냈던 일들이 많았다”며 “예전에는 귀찮고 하기 힘든 일로만 느껴졌던 여러 경험들이 지금은 추억으로 남아 그립기도 하다”고 말한다.

김씨는 농고 진학을 결심하고 숱한 편견을 겪었다. 주변의 몇몇 친구들은 “농부가 공부는 뭐하러 하냐”며 비아냥대기도 했다. 그는 “농고 출신이라고 무조건 ‘공부 못하는 아이’로 보는 편견 때문에 더 오기로라도 서울대를 목표로 삼았던 것 같다”고 여전히 남아있는 농고 출신에 대한 편견에 안타까움을 표했다. 적어도 조경설계사를 꿈꾸는 그에게 농고라는 이름은 꿈을 위한 발판이자 소중히 간직한 추억의 이름이었다.

김씨에게 대학생활에 대해 기대되는 점을 묻자 그는 “많은 것들이 있지만 그중에서도 친구들과 배낭여행을 꼭 가보고 싶다”며 “특히 조경설계사의 꿈을 키우며 앞으로 나아갈 미래가 더욱 기대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농고에 대한 인식이 개선됐으면 하는 바람이 제일 크다며 “앞으로 같은 농고 출신의 후배들이 많이 들어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씨에게 ‘농고 출신’이라는 이름표는 꿈을 향한 첫번째 도전이었다. 자신의 적성을 따라 꿈을 찾아가는 힘찬 김씨의 모습을 보며 앞으로 펼쳐질 그의 미래를 응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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