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내기를 맞이하며]연석회의 의장 유수진(사회학과·09)

 

사회학과·09

12학번 새내기 여러분 몇년간 같은 학교에서 생활하게 돼 반갑고 기쁩니다. 대학 생활에 대한 기대도 많을 것이고 한편으로는 벌써 이것저것 걱정하거나 두려워하는 것도 있으실 거예요. 앞으로 어떻게 생활해야 하는지 여러가지로 고민하고 선배들에게 많이 물어보고 계시리라 생각합니다.

모든 분들이 되돌아보면 행복해지는 대학생활을 보내시기를 기도하며, 다만 한 가지 조언을 보내고 싶습니다. 상식에 반하는 생각에 귀를 열고 부딪히는 것을 두려워하지 마세요.

오로지 입시를 위해 보낸 12년 동안 알게 모르게 시야는 좁아지게 마련입니다. 입시생의 신분으로 할 수 있는 체험의 폭도 한계가 뚜렷합니다. 대학생활을 고등학교 생활의 연장처럼 생각하면 대학생활 역시 고등학생이 가진 생각과 경험의 한계에 갇히게 됩니다.

이것은 정말 큰 손해입니다. 세상에는 교과서에서 가르치는 것보다 가르치지 않는 것이 훨씬 많고 우리가 당연하게 여겨왔던 상식은 사실 틀린 부분이 엄청나게 많습니다. 입시생으로서는 상상도 해보지 못한 다양한 삶의 양식들이 존재하고, 자신에게 맞는 생활은 어떤 출세와 부보다도 사람을 행복하게 합니다. 내가 가지고 있는 상식을 깰 수 있는 용기와 내 삶을 더 창의적으로 설계할 수 있는 상상력은 성장하겠다는 의지와 내 생각과 삶을 주체적으로 이끌어가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품고 노력할 때만 내 것이 됩니다.

그리고 이것은 단지 여러가지 책을 읽고 공부를 함으로써만 얻어지지 않습니다. 가끔씩 일상을 떠나보는 것으로도 얻어지지 않습니다. 전에는 전혀 몰랐던 경험에 도전하면서 이를 ‘일탈’이 아닌 ‘일상의 일부’로서 받아들일 때, 그때 우리는 지금까지 익숙해 왔던 ‘입시생’의 삶의 양식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시간을 비효율적으로 쓰는 것, 점수가 떨어지는 것, 시행착오를 겪는 것을, 계속 달려야만 하는 컨베이어벨트에서 내려오는 것을 두려워하지 마세요. 몸으로 부딪히길 주저하지 마세요. 주어진 것을 받아 삼키기만 하는 삶이야말로 가장 낭비적이지 않습니까.

“무기력한 20대”라는 조롱을 비웃을 만큼, 여러분 한사람 한사람이 자신만의 독자적인 길을 찾아나가시기를, 그래서 색색깔의 꽃처럼 다양한 이야기들이 관악을 수놓기를 기원합니다. 모두들 멋진 대학생활 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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