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스케치] 탈북자 강제북송 반대집회

사진: 주현희 기자 juhieni@snu.kr

지난달 28일(화) 오후 2시 서울시 종로구 효자동 주한중국대사관 맞은편에서 탈북자 강제북송 반대 집회가 개최됐다. 6·25전쟁납북인사가족협의회가 개최한 이 행사에는 탈북인권단체 ‘Save My Friend’를 포함한 시민 100여명이 모여 탈북자 강제북송을 즉각 중단할 것을 요구했다.

극도의 가난을 이기지 못하고 북한을 탈출한 사람들은 지금까지 30만명 이상으로 추산된다. 이들이 북한으로 다시 보내질 경우 고문형이나 공개처형 등 가혹한 형벌을 받게 됨에도 중국 공안은 중국내 탈북자를 색출해 지속적으로 북송해 국제사회의 빈축을 샀다. 최근 중국은 북송될 예정인 탈북자 34명을 억류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져 거센 비난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날 집회에서는 탈북자 김성민, 장기화, 유소망씨(가명)가 직접 마이크를 잡아 중국정부의 탈북자 강제북송을 규탄했다. 탈북자 장기화씨는 “탈북자를 북한에 절대 돌려보내서는 안된다”며 “북송된 탈북자는 포로수용소 또는 인간이 상상할 수 없는 탄광에서 피와 땀이 마를 때까지 노예처럼 살아야 하며 최악의 경우 3대 멸족을 당한다”고 말했다. 8년 전 탈북 중 두 자녀를 잃었다는 유소망 씨는 “내 아들딸 같은 탈북자들이 송환돼 겪는 고통을 생각하면 가슴이 찢어진다”며 “탈북자 북송은 반드시 저지돼야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탈북자들은 우리가곡인 ‘아리랑’과 ‘초혼’을 열창한 후 밧줄로 묶여 송환돼온 탈북자들에게 폭력과 욕설을 가하는 북한군의 모습을 상황극으로 재현해 시민들에게 충격을 줬다. 시위에 참여한 강기모씨(23)는 “사람들이 죽는 모습을 더이상 바라만 볼 수 없다”며 “더 많은 사람들이 이 사실을 알아서 이 참상이 널리 알려졌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시민들은 “우리 딸을 살려주세요, 우리 동생을 살려주세요”라는 구호로 거리를 울렸다.

중국의 탈북자 강제북송을 비판하는 목소리는 날로 높아져 저지운동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 현재 전세계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탈북자 강제북송 반대서명운동에는 2월 28일 오전 10시 기준으로 15만명 이상이 참여한 상태며 수잔 솔티 여사가 이끄는 북한자유연합은 미국 워싱턴D.C에서 집회를 계획중이다. 5일에는 미국 의회 산하 중국위원회(CECC)에서 탈북자를 초대해 긴급 청문회를 열 예정이다. 탈북자 강제북송을 규탄하며 8일째 단식중이던 박선영 자유선진당 의원은 “중국이 변하든지 내가 끝날 것”이라며 “이제는 북송의 악순환을 끊어내겠다”는 강한 의지를 내보였다. 한편 박 의원은 단식 11일째인 지난 2일(금) 집회 중 실신해 서울대병원으로 이송됐다.

저작권자 © 대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