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 국민들에게 관악산 하면 서울대가 연상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우리 서울대인은  캠퍼스가 있는 관악산을 매일 접하고 살아간다.


관악산은, 아니 관악캠퍼스는 우리 서울대인의 삶터이며 공부와 연구를 수행하는 곳이기도 하다. 많은 학생들은  새로운 지식을 접하고 미래를 위하여 자신을 연마하는 곳이며 교수님들은 학생들에게 보다 더 많은, 그리고 새로운 학문을 전수하며  또한 새롭고 의미있는 연구 성과를 얻기 위하여 매일 끊임없이 노력하는 연구터이기도 하다.


그러면 이 캠퍼스가 위치하는 관악산은 과연 우리가 매일 접하고 살아가는 우리들만의 공간일까?


우리 서울대인은 봄이 되면 목련, 개나리, 진달래, 벚꽃 등이 만발한 관악산의경치를  즐기며 박새, 쇠박새, 곤줄박이, 멧비둘기, 꿩 등의 텃새와 흰눈썹황금새, 큰유리새, 산솔새, 꾀꼬리, 뻐꾸기 등의 여름철새의 사랑의 노래소리를 들으며 생활해 간다. 녹음이 우거지는 여름에는 신갈나무, 버드나무 등이 제공하는 그늘의 혜택을 받으며 번식이 끝나 태어난 새끼들의 “지지배배”하는 어미에게 먹이를 달라는 신호소리를 우리는 들으면서 여름을 보낸다.  낙엽활엽수림이 울긋불긋 물들며 가을이 깊어가고, 여름 철새가 떠나간 후 우리는 쓸쓸한 마음으로 검은머리방울새, 유리딱새, 노랑지빠귀 등 겨울철새가 도래하는 것을 맞이한다.  낙엽이 지면서 황량한 자연으로 변하는 우리의 관악산은 그나마 소나무의 녹색이 우리에게 위안을 주며, 쇠딱다구리, 쇠박새, 오목눈이 등이 겨울을 나기 위하여 혼성군을 이루며 먹이를 찾아다니는 모습을 바라보면서 우리는 겨울을 난다.


이렇게 우리 서울대인과 식물과 새, 짐승, 그리고 뱀과 개구리들, 즉 야생동물과 기타 생물들이 다같이 관악산을  삶터로 서로가 영향을 주고받으면서 공존하며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새들이 이곳 관악산에서 잘 살아가기 위해서는 새들마다 필요한 먹이, 물, 둥지, 잠자리 그리고 피난처 등을 관악산생태계가 제공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많은 텃새들은 계절에 따라 먹이자원을 바꾸어 가면서 살아간다. 봄이 되어 낙엽활엽수림의 부드러운 잎에서 곤충의 애벌레가 발생하면 이것을 먹이자원으로 살아가고 새끼를 키운다. 이때 도래하는 여름철새 또한 똑같은 방법으로 살아 가며 8월말∼9월 초,중순에는 더 이상의 곤충 먹이자원이 제공되기 어렵기 때문에 여름철새는 월동지인 동남아시아로 떠나며 텃새들은 곤충식에서 종자식으로 전환한다.


둥지는 나무구멍 둥지, 접시 모양의 수관층둥지와 관목과 지면의 둥지 등이 있으나 관악산에서는 수관층둥지에서 번식하는 새들의 비율이 가장 높고 나무구멍에서 번식하는 새들의 비율이 그 다음이다. 이는 숲이 울창하고 천연림인 광릉수목원에서 나무구멍에서 번식하는 새들의 비율이 가장 높고 수관층에서 번식하는 새들이 서식하는 것과 비교하여 볼 때, 관악산의 생태계가 나무의 굵기가 작아서 일어나는 현상이다. 이것을 보완하기 위하여 우리 야생동물생태관리학연구실에서는 LG상록재단의 지원을 받아 관악수목원과 교내에 인공 새집을 달아 주고 있다.


최근에 관악산을 둘러싸고 순환고속도로의 건설이 본격화되고 있다.  정문앞에는 인터체인지를, 관악산에는 배기구의 건설이 예정되고 있어 우리들의 삶터인 관악산이 교란받고 여기에 살고 있는 생물조차 신음하게 되었다. 많은 자동차에 의한 배기가스의 배기구를 통한 배출로 이곳의 곤충들이 감소할 것이고 곤충을 먹고 살아가는 새들에게 영향을 줄 것이다. 특히 날벌레를 잡아먹는 큰유리새, 흰눈썹황금새의 모습을 관찰하기는 어려워질 것 같다. 우리 서울대인들은 관악산 생태계에 대한 새로운 교란에 관심을  가졌으면 한다.  


앞으로 우리 서울대인은 관악산의 경관과 이곳의 야생 동,식물들에게 관심을 가지고 이들이 보다 더 여유있고 윤택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할 것으로 생각되며, 이것이 우리의 마음을 풍요롭게 하여 우리 서울대인들의 삶을 더욱 더 가치있게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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