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스케치] 전국언론노조 KBS본부 파업 출정식

 

사진: 신선혜 기자 sunhie4@snu.kr

지난 6일(화) 서울 KBS 신관 하모니광장에서 전국언론노조 KBS본부(새 노조) 파업 출정식이 열렸다. 이날 출정식에서는 KBS 기자와 PD 600여명이 참여해 김인규 사장의 퇴진을 내걸고 총파업을 선언했다.

 

주요 방송사에 친정부 성향의 사장들이 임명된 후 몇년간 각 방송사들 내에서는 부정인사, 편파보도에 대한 문제제기가 계속돼왔다. MBC 노조는 2010년 4월에 이어 두 번째로 김재철 사장 퇴진을 요구하며 파업했고 이에 KBS와 YTN 역시 가세해 ‘공정 방송 복원, 낙하산 사장 퇴출, 해고자 복직을 위한 공동투쟁위원회’를 구성했다. KBS는 대통령 특별보좌관 출신인 김인규 사장이 취임한 후 ‘추적60분’의 4대강편을 누락시키고, 대통령 측근비리를 보도하지 않고 침묵으로 일관해 꾸준한 비판을 사 왔다. 여기에 올 1월 정권비판적 보도 누락을 주도한 이화섭 KBS 부산방송총국장이 보도본부장으로 임명되면서 논란은 한층 가열됐다.

 본래 본관 앞 계단으로 예정됐던 출정식은 사측이 본관 진입로를 버스로 봉쇄함에 따라 신관 하모니광장으로 자리를 옮겨 진행됐다. 이날 새노조는 △김인규 사장 퇴진 △공정 보도 쟁취 △이화섭 보도본부장 임명 철회 △2010년 7월 파업 노조위원 징계 철회를 요구했으며 통합진보당 이정희 의원, 민주노총 김용훈 위원장 등 외부 인사들이 마이크를 잡아 현재의 정권친화적인 편파 보도를 규탄했다. 통합진보당 이정희 의원은 “공영방송 KBS가 정권의 간섭을 받아온 것은 너무나 부끄러운 일”이라며 “19대 국회에서 현 정부의 언론 장악을 반드시 낱낱이 파헤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전국언론노조 이강택 위원장은 “이 파업은 공정 방송을 수호하기 위한 파업”이라며 “KBS를 재정비하는 데 동참해달라”고 호소했다.

이후 김인규 사장을 풍자하는 노래에 맞춰 KBS 38기 기자들의 춤 공연이 이어졌고 민중가수 박준이 출연해 「파업가」를 열창했다. 조합원 600여명은 박용훈 PD의 진행하에 “국민께 깊이 사과드린다”며 일제히 고개를 숙이기도 했다. 이어 그들은 스카프를 흔들며 “Reset KBS, 국민만이 주인이다”는 구호를 외쳤다. 이날 파업 현장을 방문한 MBC노조 정영하 위원장은 “6주차 파업에 지쳐있는 우리에게 KBS 여러분의 동참은 천군만마와 같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현재 우리는 방송이 공정해지지 않으면 총·대선도 공정하게 치러지기 힘들 것이라 생각한다”며 “언론을 국민의 품에 돌려주기 위한 투쟁을 시작하자”고 연대의 뜻을 전했다. 이날 파업에 참여한 현재성 PD는 “편파보도가 난무하는 현실 가운데 총선을 치른다면 9시뉴스가 정치선전과 다를 바 없을 것”이라며 “늦었지만 이제라도 공정 보도를 사수하려 하니 국민 여러분이 꼭 도와주셨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저작권자 © 대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