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업기간 단축, 개설수업 축소, 장학금 삭감 등 교육 지출 규모 줄여 등록금 감소분 메워

지난 1월 고등교육법 시행령 개정 이후 전국의 각 대학이 잇따라 등록금을 인하했다. 그러나 일부 대학에서 교육 관련 지출 규모를 줄이며 등록금 수입 감소분을 메우고 있어 비판이 일고 있다.

한양대와 광운대는 등록금을 각각 2% 인하했으나 등록금 협상 이후 정규학기 수업 일수를 16주 수업에서 15주 수업으로 단축했다. 중앙대 역시 15주로 수업 단축을 시도하다 재학생의 반발로 무산됐다. 수업시수를 줄일 경우 학교는 학생 1인당 약 30만원씩을 절감할 수 있어 학생 1인당 약 10만원의 등록금이 인하된 것이 무색해진다.

졸업이수학점과 기초교양수업의 수를 줄인 대학들도 있다. 가천대 글로벌캠퍼스의 경우 영어영문학과와 신문방송학과 등 일부 학과의 졸업이수학점을 130학점에서 120학점으로 낮췄다. 동아대에서는 기존에 있던 120여 교양강좌를 절반 수준으로 축소·폐지했다.

시간강사를 해고하고 전임교수의 수업시간을 연장하는 대학도 있었다. 서강대는 전임교수 강의시간을 기존 6시간에서 9시간으로 늘리겠다고 통보했고 경희대와 한국외대 역시 전임교수 강의시간을 늘리기로 결의했다. 주당 12~15시간의 강의를 맡는 강의전담교수를 늘리는 대학도 등장했다. 중앙대의 경우 강의전담교수를 100명 가량 신규채용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시간강사를 두는 것보다 전임교수의 강의시수를 확대해 추가강의수당을 주는 편이 예산을 절감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전임교수가 맡는 강의 수가 늘어날수록 한 강의당 할애되는 수업준비 시간이 상대적으로 줄어들어 강의 질이 저하될 것이라는 우려를 낳고있다.

장학금 혜택을 줄이는 ‘꼼수’를 쓰다 적발된 대학도 있다. 최근 연세대에서는 장학금 확충 약속을 어기고 오히려 성적우수장학금 수혜 예정이던 일부 학생들의 장학금 수령을취소했다. 이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학교측은 성적우수장학금 대신 저소득층 장학금을 늘렸기 때문이라 해명했으나 실제 대학배정장학금이 기존액수 대비 70%로 더 감소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이후 대학측은 장학금을 예정대로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가천대와 숭실대 역시 마찬가지다. 숭실대의 경우도 성적우수장학금을 80% 삭감한다는 사실에 학생들이 강하게 반발했다.

대학에서 등록금과 함께 교육의 질까지 낮추려는 ‘꼼수’를 저지르자 대학생들은 학내 커뮤니티와 다음 아고라 등지에서 서명운동을 벌이는 등 크게 반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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