닮은 듯 다른 듯, 해외풍자 돋보기
닮은 듯 다른 듯, 해외풍자 돋보기
  • 백인영 기자
  • 승인 2012.03.11 13: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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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에서도 각국의 사회·정치적 상황과 맞물려 다양한 방식으로 시사풍자가 활발히 나타나고 있다. 우리나라의 풍자와 닮은 듯 다른 듯 사회현실을 비꼬는 해외의 사례를 소개한다.
 

역할극을 선보일게, 유럽

유럽은 과거부터 권력층의 풍자와 희화화에 관대한 문화를 가지고 있었다. 풍자와 유머가 대중의 민심을 알고 목소리를 듣는 방법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유럽의 시사풍자는 자신이 풍자하고자 하는 상대로 분장하고 그 말투마저 따라하는 등 직접적으로 상대를 겨냥하는 방식으로 발달했다.

매년 2월 이탈리아 비아레지오에서 열리는 카니발에서는 이러한 풍자 양식을 가까이에서 체감할 수 있다. 카니발에 참여한 시민들은 자신이 풍자하고 싶은 대상 즉, 역할로 분장한 채 우스꽝스러운 행동을 해 이들을 조롱한다. 올해 비아레지오 카니발에서는 10대 나이트클럽 댄서와의 성추문에 휩싸여 물의를 빚고 있는 이탈리아의 베를루스코니 총리가 여럿 등장했다. 이 카니발에서 베를루스코니 총리는 진한 눈 화장을 하기도 하고, 댄서의 의상을 입은 모습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벨기에 브뤼셀에서도 매년 이같은 역할 풍자극이 열린다. 브뤼셀에 위치한 유럽연합 본부 출입기자들이 풍자코미디 연극을 직접 기획하고 연출해 선보이는 것이다. 이 연극의 출연자들은 유럽 주요 정치인과 EU의 간부들로 분해 이들이 할 법한 대사를 비꼬며 조롱한다. 역할극을 통해 정치인들을 조롱하고 이 자리에서 일어난 풍자는 웃고 넘기는 것이 유럽의 정치문화다.
 
새롭게 시작된 시사풍자, 러시아

러시아는 2000년 이후 푸틴 대통령이 장기 집권하면서 풍자 개그나 그림을 찾아보기 어려워졌다. 푸틴이 자신을 못생긴 난장이로 비유한 러시아 인기 프로그램 <쿠클리>(꼭두각시라는 뜻)를 중단시키는 등 정치풍자에 강경하게 대응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인터넷과 SNS가 발달하면서 최근에는 러시아의 정치풍자가 다시 부활하는 양상이다. 지난해 러시아의 인터넷 사용인구는 5000만 명으로 집계돼 독일을 제치고 유럽 국가들 중 가장 높은 수준에 이르렀다. 경직된 말투로 정치현안을 전달하는 러시아의 언론과 달리 러시아의 SNS는 다양한 방식의 풍자로 러시아의 정치를 진단하고 있다. 대선이 가까워지자 러시아판 페이스북 ‘브콘탁테(Vkontakte)’의 타임라인에는 푸틴의 패러디 사진과 대선 결과를 예측하는 글이 속속들이 등장했다. 이후 푸틴이 대선 승리를 확정지으며 눈물을 보이자 러시아 국민들은 “축농증에 따른 결과일 뿐이다”, “푸틴의 눈 속에 눈물을 내는 꽃이 심겨있다” 등 무수한 풍자개그가 양산되기도 했다.
 

풍자에는 성역이 없다, 미국

미국의 풍자는 ‘성역이 없다’는 한 문장으로 정의가 가능하다. 미국의 라디오와 TV는 예부터 풍자와 조롱의 콘텐츠로 잠잠하지 않은 날이 없었다. 과거 레이건은 미국 NBC의 유명 버라이어티쇼 「새터데이 나이트 라이브」에서 “전쟁광 치매 노인”이라고 조롱받기도 했다.

 특히 미국의 정치풍자는 프로그램에서 정치인들을 끊임없이 조롱하면 그 대상이 된 정치인이 이를 해명하기도 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데이비드 레터맨의 ‘레이트 쇼’, 제이 레노의 ‘투나잇쇼’, 지미 팰런의 ‘레이트 나이트’ 등 다양한 토크쇼들이 이런 양식으로 진행돼 왔다. 특히 NBC의 유명 버라이어티쇼 ‘새터데이 나이트 라이브’는 장르와 대상을 가리지 않는 풍자와 패러디로 프로그램을 이어가고 있다. 비단 정치인뿐만 아니라 마이클 펠프스, 레이디 가가와 같은 월드 스타들도 이 프로그램에 출연해 망가지고 조롱의 대상이 됐다. 상원의원 시절 오바마 대통령은 ‘오바마 가면’을 쓰고 이 프로그램에 출연했고, 부적절한 언행으로 조롱이 끊이지 않는 공화당 세라 페일린 의원도 직접 얼굴을 비춰 자신을 둘러싼 구설수에 대해 해명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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