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학 후 캠퍼스에 들어섰을 때 눈에 들어온 『대학신문』을 펴보는 마음은 어지러웠다. 헤어진 옛 연인을 다시 만나는 기분이랄까. 전부터 『대학신문』의 애독자였기 때문에 2년의 시간이 지난 지금의 모습은 낯설면서도 익숙했다.

『대학신문』은 먼저 외모부터 몰라보게 달라졌다. 베를리너판형으로 바뀐 뒤 지면이 작아져 독자가 갖고 다니기 더 편해졌고 공공장소에서 읽거나 보관하기에도 적당하다. 일간지 중에서는 「중앙일보」가 대표적으로 베를리너판형을 쓰고 있는데 이는 조판계의 최신 트렌드라고 한다.

베를리너판형의 가장 큰 특징은 지면의 크기가 작아졌기 때문에 텍스트의 양이 줄어든 것이다. 지면의 텍스트를 줄이는 대신 인터넷 홈페이지 뉴스를 강화하고 지면은 최신 뉴스 중심으로 일종의 타임라인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하지만 『대학신문』은 주간지로서 베를리너판형의 이런 특징과 어울리는지 의문이다. 주간지의 특징을 잘 살려 호흡이 긴 탐사 보도와 기획 기사 중심으로 학내 이슈를 생산하는 역할을 해야 하지 않을까.

다른 한편으로는 『대학신문』 홈페이지가 지면의 기사 외에 더 많은 기능을 하고 있는지 묻고 싶다. 현재 『대학신문』 홈페이지는 지면에 올라온 기사를 그대로 옮겼을 뿐이며 더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없다. 지난 호의 「위기의 대학신문, 현재를 진단하다」는 인터넷 활용도가 높아져 종이매체의 위기가 『대학신문』 구독률 저하의 원인이라고 진단했다. 그렇다면 『대학신문』은 이번 설문조사를 계기로 인터넷 신문을 강화해 독자에 대한 책임을 다해야 할 것이다. 앞에서도 언급했듯 베를리너판형의 특징을 잘 살려 강화된 홈페이지로 독자들의 사랑을 더 받을 수 있는 ‘전화위복’의 계기가 되길 바란다.

신문의 기사 내용만큼 중요한 것이 레이아웃과 이미지다. 지난 1827호에 등장하는 인물 13명 중 11명이 어깨선까지만 노출 돼 사진 형태가 거의 똑같다. 인물의 이미지는 신문을 예쁘게 만드는 데 좋은 소재인데 그 기회를 살리지 못한 것 같아 아쉽다. 대학의 학보는 ‘젊음’이라는 특권이 있다. 때문에 기성 일간지보다 파격적인 레이아웃과 이미지 활용으로 다양한 시도를 할 수 있다. 『대학신문』에 대한 이미지가 권위적이고 딱딱하다는 것은 치명적인 지적이다. 차라리 과감한 시도로 실패를 할지언정 특징 없는 레이아웃은 피해야 한다. ‘아프니까 청춘이다’라는 말처럼 『대학신문』은 실패를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

그렇다면 『대학신문』의 마음은 그대로일까. 몰라보게 달라진 외모와 달리 그 내면에는 순수한 열정이 그대로였다. 학생사회에 대한 애정과 비판이 공존하고 더 나아가 교수사회와 교직원사회까지 아우르려는 ‘시대정신’은 살아있었다. 누가 뭐라 해도 『대학신문』의 마음만 변하지 않았다면 아직 기회는 있다. 꽃피는 봄과 함께 독자와 『대학신문』의 로맨스가 다시 시작되길 바란다. 반토막난 구독률을 회복하는 그날까지.

조병휘
체육교육과·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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