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부터 2012년 런던 올림픽 소식을 다룬 기사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4년 전 베이징 올림픽때 그랬던 것처럼 이번 런던 올림픽에서도 새로운 감동의 이야기들이 많은 사람들을 웃고 울릴 것이다. 그런데 런던에서 또 하나의 올림픽이 개최된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가? 올림픽이 끝난 후 2주 내에 열리는 패럴림픽이 그것이다. 패럴림픽(Paralympics)은 Paralle과 Olympics의 합성어로 장애를 가진 선수들이 참여하는 올림픽, 곧 장애인올림픽이다.

필자는 지난 겨울 해외탐방 공모전에 선정돼 ‘장애인체육’이라는 주제로 영국을 탐방했다. 영국에서 장애인올림픽을 준비하는 기관과 축구, 보치아, 배드민턴 등을 하는 스포츠클럽에도 방문했고 장애인체육선수 육성을 위한 현지 코칭시스템도 알아봤다. 우리나라와 영국에서 진행한 설문조사를 통해 장애인체육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에 대한 비교도 할 수 있었다.

탐방을 통해 가장 크게 느낀 것은 ‘장애인이 체육을 한다는 것’에 대한 근본적인 철학이었다. 영국인들이 바라본 장애인체육은 비장애인의 체육과 다를 바 없었다. 체육에 있어서 장애는 커다란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적절한 환경의 변화로 충분히 장애인도 체육을 즐길 수 있으며 장애인체육은 비장애인의 체육과 크게 떨어져있지 않다는 인식을 느낄 수 있었다.

우리나라에서는 장애인체육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많은 부분이 바뀌어가고 있는 중이지만 아직도 여러모로 부족한 부분이 많다. 한 예로 우리나라에서는 장애인체육에 대한 감동의 이야기들이 종종 나온다. 그들이 가진 장애에도 불구하고 체육활동에 참여해 장애를 극복했기 때문이라는 뉘앙스를 풍긴다. 그렇다면 장애는 극복해야하는 대상이기 때문에 그것의 극복이 우리에게 감동을 주는 것인가? 많은 사람들은 장애를 극복해야하는 ‘병’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장애는 분명히 병이 아니다. 병이 아니기 때문에 장애란 치료되는 것도 극복되는 대상도 아니다. 장애를 가진 사람들은 병을 고치는 것이 아니라 비장애인과 똑같이 다양한 방식을 통해서 기술과 능력을 향상시키는 것이다. 장애인들의 체육참여도 이와 다르지 않다. 체육참여를 통해서 자신의 여가시간을 활용하고 경쟁에 참여하면서 선수로 발전하는 것이다. 스포츠에 대한 참여는 장애와 비장애를 넘어서는 모든 인간의 기본 권리이다. 그 기본권리에 대한 것을 장애의 극복이라고 이해해서는 안 된다.

우리나라에서는 2013년 인천 장애인아시안게임과 스페셜올림픽, 멀게는 2018년의 평창 동계 장애인올림픽까지 큰 국제 대회들이 예정돼 있다. 이런 대회들은 또 많은 사람들에게 새로운 감동을 전해줄 것이다. 하지만 그때의 감동은 장애를 극복하고 스포츠에 참여했기 때문이 아닌 그들이 보여준 노력과 열정의 결과물 때문이길 바란다.

이용진
체육교육과·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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