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신문』을 볼 때마다 가장 안타까운 건 콘텐츠의 양이나 질에 비해 많은 독자들에게 수용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여기에는 여러 가지 원인이 있겠다. 일단 홍보나 배포의 문제, 종이신문 자체의 위기 등 신문 외적인 요소가 영향을 미칠 것이다. 한편으론 신문 자체의 문제도 간과할 수 없다. 이번 1831호를 보면서 특히 제목 편집에 있어 아쉬운 부분이 많아 몇 가지 제안을 하고자 한다.

우선 제목이 성의 없어 보이는 경우가 많다. 제목은 기사의 핵심 내용을 포괄하면서도 최대한 간결해야 독자의 이목을 집중시킬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제목은 단순히 기사 내용을 ‘요약’한 문구라기보다는 ‘함축’한 문구일 때 독자에게 더 강렬한 인상을 줄 수가 있다. 일간 신문들을 보면 기사의 제목에서 고심한 흔적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이에 비해 『대학신문』의 제목은 너무 기계적인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제54대 총학생회 재선거 「Ready, Action!」 당선」 은 1면 탑 기사 제목으로는 지나치게 건조하다. 조금 더 간결하면서 함축적으로 ‘제54대 총학생회 Ready, Action!’ 정도의 제목은 어떨까.

9면의 「더 나은 세상을 꿈꾸는 청년들의 잔치」 는 어떤 청년 행사든지 붙일 수 있을법한 모호하고 평범한 제목이다. 부제도 ‘한국의 노동현실 고민하는 청년들의 뜨거운 열기… 추모문화제와 뮤지컬 공연 등 다채로운 행사 열려’라는 긴 제목임에도 별로 유의미한 정보나 강조점을 찾아볼 수 없다. 르포 기사의 장점은 현장감인데 기사의 현장감을 반영하는 제목을 붙여주면 더 좋았을 것 같다.

심지어 기사에 내용이 없는 소제목이 달린 경우도 있다. 1면의 「내년 1학기부터 모바일 S-card 도입 예정」 기사엔 ‘기존 기능 외에도 강의계획서 확인 등 새로운 기능 추가될 예정’이라는 부제가 달려 있는데 기사 본문에서는 새로운 기능에 대한 내용이 전혀 없다. S-card의 새로운 기능을 궁금해 한 독자는 기사를 읽고 ‘낚였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을까.

부제가 남용되고 있는 것도 제목의 전달력을 오히려 떨어뜨리고 면을 전체적으로 산만하게 보이게 한다. 면에 볼드체 글씨가 많으면 많을수록 각각의 강조효과가 떨어지고, 이로 인해 전체적으로 볼드 효과 자체가 무색해지는 결과를 낳는다. 예를 들어 12면의 「판치는 논문 표절 논란, 표절 권하는 사회」 기사의 부제는 ‘제도 개선 꾀하고는 있지만… 표절의 명확한 개념과 기준을 명시한 가이드라인 비롯해 완전한 표절 예방 시스템 마련은 사실상 불가능/논문 수 늘리기 등 실적 쌓기에 급급한 학계 풍토 성찰과 연구 윤리 확립이 유일한 예방책’인데, 너무 길다. 끈질기게 이 부제를 다 읽을 독자가 얼마나 될까. 기사 내용을 구구절절 요약하기 보다는 큰 제목을 보조하면서 주요 내용을 핵심적으로 강조하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

제목은 기사의 얼굴이다. 참신하고 인상적인 제목을 다는 것은 지금 『대학신문』이 큰 자원을 투입하지 않고도 더 많이 읽힐 수 있는 길이지 않을까

이대한
생명과학부 석·박사 통합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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