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연대' 주최 「딴지일보」 김어준 총수와의 만남

▲ © 강정호 기자
"「딴지일보」가 인기 있는 이유요? 사실은 다 총수가 잘나서 그런거죠." 지난 27일(수) '참여연대' 강당에 모인 사람들은 때로는 진지하게, 때로는 마음껏 웃으며 딴지일보 김어준 총수의 강연에 빠져들었다.


"98년 7월, 백수였던 제가 홈페이지 하나를 만든 것이 딴지일보의 시작이었습니다." 신문형태의 홈페이지를 만들게 된 계기를 회상하며 김총수의 '딴지일보 이야기'는 시작됐다. 전 세계로 배낭여행을 다녔다는 김총수는 아테네에서 큰 감명을 받았다고 한다. "고대 아테네에서는 전국민이 모인 자리에서 누구나 발언을 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개인이 미디어가 될 수 있는 시대였던 거죠. 그런데 인터넷을 통해 '디지털 아네테'의 가능성을 보았습니다."


그는 딴지일보가 급격히 성장할 수 있었던 원인을 인터넷이라는 매체의 속성과 당시의 사회적 상황에서 찾았다. 김총수는 "딴지일보가 오프라인 매체였다면 지금의 딴지일보는 없었을 것"이라며 "딴지일보가 인터넷을 통해 등장했기 때문에 「인터넷 조선일보」와 같은 조건에서 겨룰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김총수는 "대중은 연성화 되었는데 매체는 경직되어 있었다"며 "바로 그때 인터넷에 딴지일보가 등장해 관심을 끌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딴지일보의 역할을 '양반전'에 비유했다. "양반전은 부담없이 문제를 환기시키고 고정관념을 뒤집는 역할을 합니다. 진지하고 점잖게 교훈적 대안을 제시하고 있는 것은 목민심서죠." 언론으로서 보도기능을 너무 외면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 그는 "딴지일보의 몫은 사실의 전달이 아니라 사건을 바라보는 경직된 시선에 딴지를 걸고 또 다른 관점을 제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사건을 다오, 해석할테니'의 입장에서 신속성이나 정보성은 고려하지 않기 때문에 특별한 사건이 없을 때는 격주로 업데이트 되기도 한다. 그는 언론으로서 정보성에 대한 욕심도 생기지만 아직은 딴지일보의 현재 역할에 충실하고 싶다고 한다.


올해는 소비자 문제와 성의식의 개방을 중점적으로 다룰 계획이라는 김총수는 왜 하필 '총수'라는 호칭을 고집하느냐는 질문에 "신문을 내려면 그룹의 총수 정도 되어야하지 않겠느냐"며 "회사이름도 딴지그룹"이라고 말해 강연장을 웃음바다로 만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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