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ㆍ16과 5ㆍ18은 한국 근현대사의 큰 사건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많은 신입생들에게 특히 이공계 신입생들에게 이러한 사건들은 겨우 이름만 들어본 역사적 사건이거나 아니면 대학축제의 분위기에는 맞지 않는 이야기일 뿐이다. 심지어 5ㆍ16 바로 다음에 5ㆍ18이 발생한 것으로 착각하는 학생들도 간혹 있는 것을 보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이렇게 된 배경에는 많은 원인이 있겠지만, 우선 고등학교와 대학에서 이러한 내용을 배울 기회조차 없어진 것에 대해 지적하고 싶다. 2002학년도부터 달라진 수능에서 서울대 자연계열학과를 지원하는 경우, 사회탐구는 반영되지 않기 때문에 학생들은 사회탐구를 열심히 공부하지 않아도 서울대에 진학하는데 어려움이 없었다. 그래서 심지어 사회탐구영역 9등급 중 5등급 (이는 사회탐구영역 전국백분위 누계 62%에 해당)을 받은 학생도 정시모집에서 합격한 것으로 나타났다.


더구나 7차 교육과정이 시행되면서 수능에서 사회탐구ㆍ과학탐구 영역을 동시에 응시할 수 없게 됨에 따라 이제는 사회교과를 구조적으로 공부하지 못한 채 자연계열학과에 진학할 수밖에 없게 되었다. 물론 고등학교 교과과정에 편성은 될 수 있지만 거의 모든 학교에서 편성하지 않았고 편성하더라도 학생들이 당연히 선택하지 않으므로 외면당하고 있다. 이는 자연계열학과에 입학하는 학생들뿐 아니라 사회탐구를 선택하는 인문계열 입학생에게도 심각하게 나타난다.

서울대에서 2005학년도부터 필수과목으로 지정한 공통과목인 국사는 주로 조선 후기까지의 내용만을 다루고 있고 흥선대원군 집권부터의 내용은 ‘한국근현대사’라는 선택과목에서 다루고 있는데 최근 전국연합학력평가 전체 응시자의 30%만이 한국근현대사를 선택했다. 나머지 70%는 5ㆍ16과 5ㆍ18은 고사하고 독립운동의 내용도 배우지 않고 대학에 오게 된다.

대학에 와서도 역사와 철학 영역에서 한국사를 선택하지 않아도 졸업하는 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 학부대학을 지향하는 구조조정과 함께 최근 교양교육의 내실을 강조하여 글쓰기교육, 한자교육 등을 강화하고 있지만 서울대 졸업생들이 자랑스런 한국인으로, 세계 곳곳에서 리더로 활약하기 위해서는 역사교육에도 더 큰 관심을 가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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