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8일 미국 CBS방송을 통해 보도된 이라크 포로 학대 장면을 시작으로 연일 폭로되고 있는 미국의 야만적인 행위에 전세계가 충격과 분노를 금치 못하고 있다. 이번에 공개된 자료는 미군이 이라크인 포로들을 발가벗겨 인간 피라미드를 쌓게한 사진 등 상상을 초월한 충격적인 모습들을 담고 있었다.

 그럼에도 부시는 일부 미군의 소행으로 돌리며 책임회피에 급급하다 거센 반미여론에 밀려 사과를 하고도 여전히 ‘이라크를 흉악범과 살인자들에게 맡겨둘 의도는 없다’며 ‘이라크에서의 임무는 계속 수행될 것’이라고 한다.

과연 누가 흉악범이고 살인자인가? 이라크 포로들에게 행한 야만적 고문 등은 미국이 이라크인의 자유와 해방을 위한 전쟁이 아니라 침략과 학살 전쟁을 벌이고 있다는 것을 명백히 보여주고 있다. 이라크인의 생명과 존엄을 짓밟고 있는 것은 바로 미국이다.

이제 미국의 일방주의와 잔인한 침략 전쟁은 전 세계의 비판에 직면했으며 미국은 국제사회로부터 고립되고 있다. 이집트와 수단, 이란 정부 등은 미군의 이라크 점령 중단을 요구하고 있으며 미국에 의해 임명된 이라크 과도통치위원회조차도 국제법에 위배되는 범죄를 저지른 미군을 이라크 법정에서 처벌해야 한다고 나섰다. 심지어 미국의 맹방이던 호주와 이탈리아에서도 철군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

상황이 이러한데도 우리나라 정부는 비판은 커녕 ‘국제사회의 약속’이니 하며 이라크 파병원칙을 고수하고 있으니 한심한 노릇이다. 이제 우리는 오직 미국의 이익만 있을 뿐인 굴욕적인 한미동맹 관계를 청산하고 평화를 지향하는 국제사회의 흐름에 동참해야 한다. 이라크 파병을 철회하고 이미 파병한 서희제마부대를 철수시키는 것만이 그 길이다.

뉴욕타임즈는 ‘100년 전과 오늘’이라는 제목 아래 일제 강점기 일본군의 한국인에 대한 고문 사진과 미군의 이라크 포로 고문 사진을 나란히 실으며, 지금 미국의 행위가 일본제국주의자들과 다르지 않음을 꼬집었다. 역사에서 제국주의 침략으로 인한 고통을 경험한 우리야말로 미국의 침략과 학살에 반대하는 것이 당연하지 않은가? 바로 지금이 침략 전쟁에 동참하는 이라크 파병을 철회하기 위해 모두가 힘을 모아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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