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금) 열린 전학대회는 개회 예정 시간인 4시에 10명도 안되는 대의원들만 자리를 지키고 있었으며, 5시간 후인 9시 무렵에야 겨우 의결정족수 49명을 3명 넘긴 52명의 대의원이 참가해 개최될 수 있었다.


이후 논의가 활발히 진행되던 12시에는 몇 명의 대의원이 퇴장해버려 이후에는 의결정족수인 49명으로 ‘간신히’ 전학대회를 진행했다. 진행 중에도 상당수의 대의원들이 졸다가 안건이 통과될 때만 잠시 깨어나 ‘통과 박수’를 치는 형식 치레에만 급급했다.

전학대회장에서 만난 한 대의원은 “학생들 사이에 전반적으로 팽배해 있는 학생사회에 대한 ‘정치적 무관심’이 대의원에게까지 영향을 미쳐 전학대회에도 반영된 것 같다”고 밝혔다.

전학대회 직전 한 대의원은 취재기자에게 전학대회 불참 의사를 밝히며 “지금의 전학대회는 ‘전학대회를 위한 전학대회’로 전락했으며, 비효율적인 시스템과 탁상공론만이 남았다”며 “과(반) 단위의 운영에 있어 전학대회의 논의 과정은 별다른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지금의 전학대회는 ‘껍데기’만 남아 절차적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해 억지로 이끌어 나가고 있다는 느낌이다. 총학생회장이 전학대회를 열기 위해 전학대회 개최 몇 시간 전부터 전화기를 붙잡고 대의원들에게 통사정을 하는 모습은 이제 낯설지 않다.

이는 지나친 형식주의와 비효율이 빚어낸 결과이며, 이러한 문제들이 해결되지 않는 한 전학대회는 학생들의 정치적 무관심이 더해져 점점 학생들로부터 멀어지게 될 것이다. 누가 4시에 시작하겠다고 공지해 놓고 9시에 시작해 다음날 아침 9시에 끝나는 회의에 참가하고 싶겠는가? 회의 내용도 실질적이지 못하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마당에 말이다.

지난해 총학생회는 전학대회로 학생들의 관심을 되돌리기 위해 전학대회 공청회를 신설했지만, 지금 상황은 오히려 ‘형식적 절차’만 늘려버린 꼴이 됐다. 전학대회는 이제 보다 효율적인 절차와 생산적인 논의를 만들어 내야 한다. 그렇게 하지 못한다면, 전학대회가 무산될 날도 멀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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