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악구 소식] 자살예방 주민 100인 개방 토론회

서울시내 자치구 중 자살자 수 3위를 기록한 관악구 주민들이 자살문제 해결을 위해 머리를 맞댔다. 지난 5일(수) 관악구청에서 관악구정신보건센터 주최로 ‘주민이 참여하는 관악구 자살예방프로그램 만들기-세계 최고의 자살률, 우리의 이슈와 대안은 무엇인가?’라는 주제의 토론회가 열린 것이다.

이번 토론회는 학생, 주부, 교사, 소방관 등 관악구에 거주하는 다양한 계층의 주민 100명이 참가해 ‘오픈스페이스 방식’으로 진행됐다. 오픈스페이스 방식은 △참여자의 자발적인 안건 발제 △각자 토론하고 싶은 주제에 대한 조별 토론 △전체 발제에 대한 우선순위 선정 △액션플랜 수립의 순서로 진행되는 토론 방식이다. 관악구 보건소 가족보건팀 정경란 팀장은 “정책의 대상자들로부터 직접 의견을 듣고자 하는 것이 주민참여형 토론의 목적”이라며 “이를 바탕으로 구청, 보건소, 학교, 개인 등이 각각의 실천 방향을 제시할 것”이라고 토론회의 추진 배경을 밝혔다.

토론은 한국오픈스페이스연구소 홍정우 이사의 사회로 진행됐다. 홍 이사는 “노원구민과 구청, 보건소의 노력으로 노원구의 자살자 수가 2009년 180명에서 2010년 155명으로 줄었다”며 “노원구의 사례는 어려운 문제도 우리가 함께 하면 해결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고 토론의 목적을 설명했다. 생활밀착형 안건이 많이 제시된 것이 주민참여형 토론회의 특징이었다. 고등학생은 ‘학생에게 와 닿는 교육방식 찾기’, 학부모는 ‘청소년을 위한 우울증 척도 확립’, ‘우리가족 해피데이 만들기’ 등 생활에서 느낀 점들을 발제했다. ‘가정과 학교에서의 인성교육’, ‘당신의 옆집에는 누가 살고 있습니까?-이웃과 친해지기’등의 안건도 제시됐다.

사진: 신선혜 기자 sunhie4@snu.kr


이어진 조별토론에서는 자기 경험을 중심으로 한 논의가 이뤄졌다. 관악구 자살예방지킴이로 활동하고 있는 서울미술고 양효진 학생은 “학교에서 진행되는 자살방지 교육이 학생들에게 너무 멀게 느껴진다”며 “웹툰이나 UCC 등 인터넷 매체를 통해 교육이 이뤄진다면 친구들도 관심을 더 관심을 갖게 될 것 같다”는 의견을 내놨다. 신림동 주민 김성준씨는 “이웃과 알고 지내는 것이 결국 내가 어려울 때 도움이 된다”며 공동체 복원이 자살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토론은 제시된 안건에 관해 구청, 보건소, 교사, 학생, 부모 등 각 주체가 실천할 액션플랜 제시로 마무리됐다. 또 참여자들은 ‘생명사랑실천서약서’에 서명하며 다른 사람들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 노력할 것을 약속했다. 서울미술고 윤대은 학생은 “다들 전문가는 아니었지만 한 공동체에 사는 사람과 토의를 하며 사회문제에 대한 해결책에 접근해가는 경험은 값진 것이었다”고 참여소감을 밝혔다. 정 팀장도 “토론회를 통해 구체적인 자살예방 방법을 모색할 수 있었다”며 “제시된 액션플랜은 관악구민을 위한 자살예방프로그램을 만드는 데 반영된다”고 토론회의 의의를 설명했다.

저작권자 © 대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