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억명 이상이 사용 중인 유튜브
문화·사회·정치적 파급력으로 세상에 영향 미쳐
저작권, 마녀사냥 등의 문제는 해결돼야

당신도 그 ‘1억’ 중 한 명인가? 지난 4일(목) 가수 싸이의「강남 스타일」뮤직비디오 조회수가 1억을 돌파했다. 유튜브에서의 인기에 힘입어 싸이는 얼마 전 미국 진출을 선언했다. 그가 이러한 큰 성공을 거둔 배경에는 유튜브(Youtube)가 있다. 유튜브의 힘은 비단 한류에 국한된 것이 아니다. 유튜브는 정치, 경제, 사회, 문화 현상의 구심점으로 기능하고 있다. 영국 「타임」지가 2012년 4월 2일자에서 보도했듯 유튜브의 세계화, ‘유니버스(YOUniverse)의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유니버스(YOUniverse)의 시대

유튜브의 시작은 200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스티븐 챈과 채드 헐리는 ‘당신을 방송하세요’라는 슬로건으로 사이트를 만들었다. 자신이 찍은 동영상을 웹에 올려놓고 소규모로 공유하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개설 한 달 만에 이 사이트의 이용자는 300만명으로 증가했다. 기존 미디어가 미디어 소비자의 일방향적 시청만을 규정한 데 반해, 유튜브는 누구나 손쉽게 동영상을 편집·공유할 수 있는 플랫폼을 지니고 있어 누리꾼들의 흥미를 자극했기 때문이다.

유튜브는 2006년 10월 구글에 인수됐고 구글의 기획력을 발판 삼아 성장에 박차를 가했다. 특히 2010년 이후 구글의 안드로이드 기반 스마트폰이 보급돼 유튜브가 기본 어플로 채택되면서 더욱 많은 이용자를 확보할 수 있게 됐다.

창립 7년이 지난 현재, 유튜브는 32개 국가에서 43개 언어로 서비스되고 있다. 또한 8억명의 이용자가 유튜브에서 영상을 시청하며 하루 동안 조회되는 영상은 총 40억건에 이른다. 가히 세계 최대 온라인 동영상 공유사이트로 자리매김한 것이다.

유튜브는 문화를 싣고

유튜브가 제시한 새로운 형태의 동영상 공급 플랫폼은 전세계의 문화지형을 180도 변화시켰다. 이제 대중들은 자신만의 재능과 창의력을 유튜브로 공개하고 있다. 2005년 기타로 캐논 변주곡을 연주해 스타가 된 임정현과 2007년 가수 니요의 「so sick」을 불러 화제가 돼 데뷔한 저스틴 비버가 그 대표적 사례다. 또한 최근 한 방송사에서는 유튜브를 통해 오디션을 실시하기도 했다.

『유튜브 혁명, UCC의 미래』저자 간다 도시아키는 이처럼 유튜브가 대중적인 파급력을 가지게 된 이유에 대해 “유튜브는 누구나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무료 미디어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유튜브의 등장 이전 대중은 소수 전문가들이 만드는 영상을 시청하기만 하는 수동적인 존재에 불과했다. 그러나 디지털 카메라나 폰 카메라로 영상을 찍어 손쉽게 유튜브에 올릴 수 있게 되면서 대중은 시청자이면서 동시에 영상 제작자가 됐다.

유튜브는 대중 음악 마케팅의 발판으로 사용되면서 한류의 진원지가 되고 있다. 싸이는 물론 원더걸스, 소녀시대 등의 한류 스타도 유튜브에 뮤직비디오를 올려 노래를 홍보하고 있다. 한류 초창기만 해도 현지 방송사를 통해 음악이 확산됐으나 이제는 유튜브를 통해 지구촌으로 한류열풍이 번지고 있는 것이다.

「강남스타일」의 세계적인 열풍을 일으킨 유튜브가 한류 현상을 주도한 데에는 네 박자가 들어맞았다. 유튜브가 10대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동영상 플랫폼이라는 점, K-pop이라는 컨텐츠를 통해 자사를 홍보하려 했던 유튜브의 전략. 그리고 영상을 본 10대를 비롯한 시청자들이 영상을 꾸준히 퍼나른 것도 한류 현상의 원인이 됐다. 그러나 시청자들의 행동 양상은 ‘펌’에서 그치지 않았다. 기존의 수동적 수용을 탈피한 시청자들은 다시 유튜브에 리액션과 리뷰 동영상이나 커버댄스 혹은 플랩시몹을 공개했다. 「강남 스타일」의 경우「미국 남학생들의 현지 반응」이라는 이름을 가진 UCC가 화제가 되면서 「강남스타일」흥행을 도왔다.

유튜브, 사회와 통하다

문화를 흥행시키는 주역이 된 유튜브는 국경을 넘어 사회적, 정치적 메시지를 파급시키는 미디어의 역할도 담당하고 있다. 박경우 교수(동아대 신문방송학과)는 “유튜브가 웹 민주주의를 이끈다”며 “이번 대선에서 소셜 미디어가 중대한 역할을 할 것”이라 밝혔다. 국민이 가장 필요로 하는 소통의 창구로 유튜브가 이용될 것이라는 예상이다. 실제로 2007년 7월 23일에 열린 미국 대선 토론회는 유튜브를 공식 채널로 채택하며 정치 지형을 바꾼 바 있다.

또한 유튜브는 2011년 중동과 북아프리카 등지에서 시민 혁명의 중요한 역할을 맡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튀니지 시민들은 벤 알리 대통령의 23년 독재 정권에 맞서 거리로 나왔고 이는 유튜브를 통해 세계로 번져나가며 혁명의 불길은 더욱 타올랐다. 유튜브는 독재에 대항하는 튀니지 국내 여론과 국제 사회의 비판을 조성하며 독재정권을 무너뜨렸고 그 열기는 이집트를 비롯해 주변국으로 번졌다.

유튜브는 기성 언론이 내지 못하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새로운 언론 창구로 기능하기도 한다. 유튜브 채널을 통해 해직·파업한 방송 언론인들이 모여 올 3월 21일 시작한「뉴스타파」는 지상파 방송과 보수 일간지가 말하지 않던 권력, 환경, 여성에 관한 담론을 펼쳤다. ‘성역 없는 뉴스’를 표방하는 「뉴스타파」의 1회분은 순식간에 90만명이 조회하며 큰 인기를 얻었다. 이에 질세라 2012년 1월 「조선일보」 등 기존 언론도 유튜브에 채널을 만들어 대중과의 소통을 개시했다. 유튜브는 새로운 언론의 배경이 되는 동시에 기성 언론의 시스템도 바꾸는 등 언론계 전반적인 변화를 만들고 있다.

이처럼 유튜브가 사회적인 변혁을 이끌고 있는 배경에는 소수 엘리트들에 대한 시민감시 기능이라는 민주적 효과가 존재한다. 박창호 교수(숭실대 정보사회학과)는 “저렴해진 디지털 영상기기, 초고속 통신망 보급, 제약 없는 동영상 업로드에 힘입어 자신의 의견을 역동적으로 피력하는 1인 미디어가 다수 등장했다”며 “이용자들은 영상의 질보다 메시지에 집중해 서로의 의견을 주고받고 있다”고 말했다. 소수 엘리트를 실시간으로 감시하며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하는 전자 민주주의가 실현되기 시작한 것이다.

이와 같은 전자 민주주의는 유튜브가 다수의 참여자에 의해서 작동되는 대표적인 열린 공간이라는 데에서 기인한다. 사이버공간에 대한 세계적 석학 마뉴엘 카스텔 석좌교수는 저서 『인터넷 갤럭시』를 통해 “현실 공간의 연장 선상에 놓인 온라인 공간에서 UCC가 사회·정치운동의 일환으로 활용되는 것은 당연한 현상”이라며 온라인과 오프라인이 유기적으로 연결된 ‘네트워크 정치’를 가능하게 하는 유튜브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더 나은 유니버스를 향해

물론 유튜브가 언제나 긍정적인 기능만을 하는 것은 아니다. 박창호 교수는 “막대한 정보가 통제할 수 없을 정도로 유통되다 보니 유튜브에는 필터 기능이 부재하다”며 “책임의식 있는 동영상 게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최근 유튜브에는 지하철 패륜녀, 개똥남 등 몰지각한 행동을 한 사람들의 동영상이 무작위로 배포됐다. 누리꾼들은 이들에게 개인이 감당하기 힘든 비난을 퍼부었다. 묻지마식 유포와 잘못된 정보 전달이 마녀사냥 현상으로 이어진 것이다. 일방적인 주장만 담긴 채 무차별적으로 확산돼 급기야 가게 문을 닫게 된 올 2월 ‘채선당 종업원 폭행 사건’은 누리꾼의 이러한 행태가 가시적으로 드러난 대목이다.

또한 기성 미디어가 제작한 영상이 유튜브에서 불법적으로 유통되자 저작권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르기도 했다. 비록 올해 5월 프랑스 민영 방송사 ‘TF1’과 벌인 저작권 법정 소송에서 “콘텐츠 각각까지 책임질 필요는 없다”는 판결로 유튜브는 저작권 위반의 책임에서 일부 벗어났지만 세계 곳곳에서 미디어 업체들이 이와 비슷한 문제로 소송을 제기하는 실정이다.

아직 해결해야 할 난제들을 끌어안고 있지만 유튜브는 저작권자의 콘텐츠와 사용자가 올리는 모든 영상을 대조해 저작권 침해 여부를 찾아내는 ‘콘텐츠검증기술’을 활용해 기존 미디어 업체의 지적재산권을 보호하고자 노력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유튜브 대표 살라카망가는 “이미 유튜브는 세계 최대 인터넷 방송국이 됐지만 핵심 컨텐츠는 여전히 기존 방송국으로부터 공급된다”며 “방법을 모색해 합법적으로 기존 미디어와 공존하겠다”고 밝혔다.

살라카망가는 “유튜브의 주인은 다른 누구도 아닌 바로 이용자”라고 말한다. 영상 제작자와 시청자가 끊임없이 반응하는 유튜브의 시스템 하에서는 영상 공급자의 역할보다 이용자의 참여도가 훨씬 중요하기 때문이다. 유튜브의 파급력은 끊임없는 덧글과 외부사이트와의 공유 및 확산에서 비롯된다. 디지털 문화 현상의 새로운 시대를 연 유튜브의 귀추가 주목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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