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나온 책]

 

‘무상급식’과 ‘한미 FTA’를 둘러싼 논쟁에서도 볼 수 있듯, 언제부터인가 우리 사회에는 좌우의 진영 논리에 매몰돼 사회 발전을 위한 생산적인 담론보다 상대 진영과 대립각을 세우기 위한 담론들만이 제기되고 있다. 송호근 교수(사회학과)는 최근 출간한 『이분법 사회를 넘어서』에서 이러한 우리 사회에 일침을 가한다.

한국의 대표적인 사회학자인 송 교수는 저서에서 이념에 따라 둘로 나눠진 우리 사회의 현실을 통찰하고 한국의 미래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논의한다. 그는 진영 논리에 의해 초래된 우리 사회의 갈등들을 조목조목 지적하며 우리 사회가 이로 인해 양극화와 분배 구조 악화를 포함한 많은 갈등비용을 지불해왔다고 말한다.

송 교수는 좌의 이념적 자원인 민주화, 우의 이념적 자원인 산업화 모두 한국 사회에서 성공을 거뒀기에 두 진영이 양보 없이 격돌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이를 넘어서기 위해서 그는 “현실에 맞는 이야기는 좌우 진영과 무관하게 건설적인 합의를 이룰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이념의 논리를 떠나 우리 사회를 긍정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 담론이라면 받아들여야 한다는 송 교수의 주장은 ‘검은 고양이든 흰 고양이든 쥐만 잘 잡으면 된다’는 등소평의 흑묘백묘론을 연상시킨다. 20세기 말 중국의 폭발적인 경제성장을 이끌었던 등소평의 이론처럼 송 교수의 문제 제기가 21세기 대한민국에 직접적인 도움이 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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