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교육원, 개편안 내부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져… 여론 수렴 후 2014년 3월부터 시행될 듯

대개 10년마다 개편되는 교양교육은 그동안 특화된 전공교육에 비해 소홀히 다뤄져 본래의 교육적 의의를 살리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을 수차례 받아왔다(『대학신문』 2012년 3월 12일자). 이처럼 새로운 교양교육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는 현시점에서 『대학신문』은 기초교육원 내부에서 논의되고 있는 교양교육 개편 방안에 대한 회의 자료를 입수했다. 이 자료는 아직 확정된 안은 아니지만 교양교육 개편안과 관련된 논의의 장을 마련하는 계기로서 주목할만하다.

이번 회의자료는 크게 △주요 교과목 개선 △교양교과과정 체계 개편을 포함하고 있다. 주요 교과목 개선에는 대학국어와 외국어 관련 교과목, 수학 교과목이 논의됐다. 현재는 대학국어를 먼저 이수하고 나서야 들을 수 있는 인문학 글쓰기, 사회과학 글쓰기 등의 글쓰기 수업과 관련해 대학국어 선이수 체제를 해제할 필요성이 제기됐다. 또 외국인 입학생을 대상으로 한 한국어 교육 강화 필요성도 담겼다. 더불어 외국어 교육목적을 ‘학문적 능력 함양 중심’으로 재규정하며 회화를 중시했던 기존 목적에서 방향을 바꿔 “독해와 글쓰기를 외국어 교육의 중심으로 삼는다”고 제시했다. 외국어 교육의 성격을 학문적 소양 중심의 교양 교과목으로 전환할 필요성을 제기한 것이다. 회화 중심의 실용 외국어 교육은 학부가 아닌 언어교육원이나 다른 기관에서 담당하도록 해 이원 운영의 가능성도 시사했다. 이외에도 인문·사회계열 학생에 대한 수학 교육을 강화하는 방안도 함께 제시됐다.

이번 기초교육원 내부자료에는 현 교양교과과정 체계인 △학문의 기초 △핵심교양 △일반교양은 △학문의 기초 △학문의 세계 △자유선택교양으로 새로 재편하는 점이 포함되기도 했다. 이에 따르면 그동안 핵심교양과 일반교양 간 동일 내용이 중복돼 개설됐던 것을 개선하기 위해 핵심교양과 일부 일반교양은 ‘학문의 세계’로 통합하고 6개의 주제로 범주화한다. 또 일반교양에 포함됐던 예술·체육실기 과목을 ‘비교과 프로그램’으로 구성한다. 특히 체육 교과목의 총 학점수를 제한하는 내용을 포함한다. 기초교육원에서는 실기과목을 비교과 활동으로 전환하는 것을 대안으로 내세우며 “학생동아리와 같은 자율활동으로 지원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번 회의자료에 대한 문제점들이 지적되고 있다. 이번 안에 대해 한 교수는 “교양교육 연구에 참여한 교수들마저도 인문·사회·자연대 교수로 편중돼있다”고 지적하며 현재 진행되고 있는 교육방향 연구에 대해 걱정을 내비쳤다. 이와 함께 또 다른 한 교수는 “지(智)·덕(德)·체(體)가 균형 잡힌 학생을 육성하기 위해서 체육 실기수업을 제한하는 것은 좋지 않다”고 덧붙였다.

한편 현재 논의 중인 개편 방향에 대해 현 기초교육원장 허남진 교수(철학과)는 “계속해서 진행중인 연구이기 때문에 실질적인 개편안이 아니다”라고 밝히며 “이번 2학기부터 일년 간 세부안을 포함한 대대적 협의를 거친 후에야 실질적인 교양교육 개편안이 나올 예정”이라고 말했다. 현 기초교육원 부원장 강병남 교수(물리천문학부) 역시 “지금 학내 많은 교수들이 교양교육 개선에 대해 많이 고민하고 있다”며 “다양한 의견들을 수렴하고 정립하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본부는 미래교육기획위원회를 꾸려 교육 방향에 대해 논의를 시작하고 이어 학내 구성원들의 의견을 수렴할 예정이다. 대대적인 개편을 앞둔 교양교육 체계에 대한 학내 구성원 모두의 관심이 촉구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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