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36호 『대학신문』을 집어 들고 깜짝 놀랐다. 1면이 완전히 달라졌기 때문이다. 과장을 보태자면 제호만 남기고 지면 레이아웃이 완전히 새로워졌다. 헤드라인 코너의 도입과 지면안내의 강화에서 독자들이 신문을 열어보게 하고자 하는 편집진의 의도가 엿보였다. 또 『대학신문』의 홈페이지인 SNUnews.com을 강조하여 더 많은 독자를 온라인에서 만나고자 한 변화도 돋보였다. 이러한 변화를 담은 1면의 톱기사 제목이 ‘정말 다가갈 수 있을까?’인데, 이 제목이 마치 『대학신문』이 변화를 통해 한 걸음 더 독자들에게 다가가겠다는 선언처럼 읽혔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러한 변화의 노력이 더 많은 독자가 다가오게 하기에는 아직 부족함이 많은 듯하다. 변화의 의도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변화의 내용이기 때문이다. 변화의 핵심인 1면 레이아웃을 보면 전체적으로 상당히 산만한 느낌이 든다. 우선 가장 많은 변화가 있는 면 상단에 글씨체가 너무 많고 크기나 굵기도 다양하다. 한 면에 글씨체가 지나치게 다양하면 면 전체적인 통일성이 떨어진다. 또 전체적으로 굵기가 다른 선과 박스가 너무 많다. 예를 들어 헤드라인 안내 옆에 ㄴ자 모양으로 삽입된 선은 의도를 모르겠고, 아래 박스의 굵은 선과 겹쳐 지저분해 보인다.

1면의 변화 덕분에 신문을 열어보면서도 다른 변화들을 상당히 기대했는데 1면에 비해 변화도 크게 없고 바뀐 부분도 이전보다 나아졌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 익숙하지 않은 탓일 수 있지만 더 세련된 느낌을 주는 것 같진 않다. 또 군데군데에서 편집 실수들이 보여 아쉬웠다. 예를 들어 3면 좌측 하단에 자간이 일정하지 못한 부분은 신문의 완성도를 떨어뜨리고 있다. 같은 기사에서 제목이 2면과 3면에 걸쳐 어중간하게 나뉜 것도 편집에 대한 아쉬움이 드는 부분이다.

1면을 제외한 다른 면 중 가장 편집의 아쉬움이 든 면은 책면이다. 우선 기사의 배경으로 여러 그림이 들어가면서 전체적으로 면이 지저분한 느낌을 주고 텍스트에 대한 가독성을 떨어뜨리고 있다. 기사에 배경그림을 삽입하는 것은 신중을 기해야 한다. 배경으로 들어간 그림은 그 내용을 분명하게 알아보기 어려울 뿐 아니라 가독성을 떨어뜨리는 역효과만 불러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세부적으로는 가운데에 배치된 하늘색 박스 역시 색깔이나 위치가 다소 생뚱맞고, 그림 배경 위에 제목 배경이 이중으로 들어가면서 지저분해 보인다.

매 학기 편집기자가 바뀌는 탓에 편집 과정에서 시행착오나 애로사항이 적지 않을 것으로 생각된다. 변화의 시도는 칭찬 받아 마땅하나 변화의 결과물에 대해선 냉철하게 따져볼 필요가 있다. 무엇이 독자에게 진정으로 다가갈 수 있는 길인가를 고민하며 현행 편집체계에 대해서 비판적으로 검토해보는 것은 어떨까.

이대한
(생명과학부·박사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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